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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공장인력 부족에 사무직 ‘강제 투입’… 근로기준법·산업안전법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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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기자

승인 : 2022. 02. 16. 16:30

공장 가동 위해 '사무직 직원' 투입
노조, 강제 투입 금지 요구안 전달
현대차 "앞으로 근무 환경 개선 위해 노력할 것"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전경.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생산 라인 인력이 부족해지자 현장 부서가 아닌 사무직 직원들을 강제로 현장에 투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장 가동을 위해 투입된 사무직 직원들은 제대로 된 안전 교육도 없이 차량 조립과 같은 생산직 업무를 수행해 현대차가 근로기준법·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말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전격 시행된 상황에서, 국내 대표기업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울산 공장의 사무직 직원들을 강제로 차출해 생산 업무에 투입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 등을 담은 ‘강제 투입 금지 요구안’ 공문을 현대차에 발송했다. 공문에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생산 라인에 기용 인원이 부족할 때뿐 아니라 연휴와 성탄절 등 생산 라인에 인력이 부족한 날에도 사무직 직원들이 생산 현장에 투입된다고 명시돼 있다.

강제적으로 생산 라인에 투입된 현대차 사무직 직원들은 기술·안전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차량 조립, 결품 작업 등에 대한 기술직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장 관리자가 사무직 직원들을 기피 공정에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게 아니냐는 사무직 직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 공장 관계자는 “공장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해 인력이 부족해지자 가동을 멈추지 않기 위해 사무직 직원들의 강제 투입 횟수가 증가했다”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생산직 업무를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시켜서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특히 주말에 생산직 인력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해 강제적으로 투입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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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가 사측에 보낸 ‘사무직 생산라인 강제투입 항의 공문’
현대차가 사무직 직원들에게 생산직 업무를 시키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7조(강제 근로의 금지) 위반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현행법상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용자가 그 힘을 이용해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반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노조와 합의한 단체협약 제63조(연장 및 휴일노동)에도 위반된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노무사는 “동의서 없이 사무직 직원들을 생산 업무에 투입시키는 것은 근로계약상 의무 이외의 업무를 강제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 7조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는다”고 했다. 이어 “생산 라인 투입 전 안전과 기술 교육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산업안전보건법에도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울산 공장에서 4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해 시트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한 사태가 벌어져 사무직 직원들의 불만 사항이 적힌 노조 공문에도 ‘생산 라인 투입 자제 당부 및 투입 시 직원 개인 의사 확인 강화’ 내용이 담긴 메일을 이번 달 초에 발송했을 뿐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울산 공장에서는 여전히 사무직 직원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생산 라인에 강제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엄중한 항의에 현대차가 유감표명 메일을 전 직원들에게 발송했지만, 여전히 사무직 직원들이 생산 라인에 강제 투입되고 있다”며 “조합원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지부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사무직 직원들을 생산 현장에 투입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향후 사무직 직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휴 등 일시적인 인원 부족시 사무직 직원의 의사를 확인한 후 희망인원에 한해 공장에 투입해 왔지만, 소통부족 등으로 인해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향후 사무직 직원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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