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IRA 대비 해법 모색
정부, 민관 합동 대응반 구성해
미국 행정부 의회에 물밑접촉 전개
EU와 공조해 WHO 제소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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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은 미국의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까지 약 두 달여 아니겠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조만간 삼성·SK·LG 등과 머리를 맞대고 반도체·배터리업계가 어떤 제안을 미국에 해야 효과적일 지 안을 짜기로 했다. 결론이 도출 되면 미국의 정치적 고려가 끝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우리 의견을 전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의 반도체·전기차 지원법 대응 업계 간담회'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여기에 반도체·자동차·배터리를 대표하는 협단체장까지 자리했다.
정부와 대표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 장관은 "미국이 지원법안 등을 통해 첨단산업 육성과 자국산업 보호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엔 미국내 정치 요소, 중국 디커플링 모색, 자국산업 육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치인들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민들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을 꺼내들고 있다는 시각이다.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내 반도체 관련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기업에 대규모 재정지원과 25%에 달하는 세제혜택을 주지만, 이 지원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내 신규설비 투자를 할 수 없게 했다. 미국내 투자는 늘리고, 중국과의 반도체 연결고리는 끊겠다는 얘기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가 배터리 광물과 부품의 일정 비율 요건을 충족할 경우 전기차 1대당 7500달러(한화 약 1000만원)의 지원을 주는 정책이다. 반대로 지원을 못 받게 되면 상대적으로 전기차 가격 경쟁력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대관 담당 공영운 사장과 함께 23일 급하게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유다.
한국과 독일, 일본 기업 중 북미에 전기차 생산공장이 없다면 당분간 세액공제는 불가능하다. 여기에 LG·삼성·SK 배터리 3사는 내년까지 배터리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산 광물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날 이 장관은 "광물 제련시설이 대부분 중국에 있어 당분간 공급망을 돌리기 어렵다"면서 "다른 나라에 투자하거나 협력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큰 틀에서 정부는 기업과 함께 움직이는 민관 합동 대응반을 구성해 이른바 '원 팀'으로 미국 행정부와 의회, 백악관 등에 아웃리치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정 회장이 미국을 방문한 것처럼 적극적인 민간 외교를 기대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다음달 유엔 총회를 계기로 정부가 꾸리는 경제사절단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여해 정부가 말하는 '원팀'으로서의 강력한 아웃리치 활동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웃리치 방향의 첫번째는 예외조항 활용이다. 미 상무장관이 정하는 메모리 등 범용 반도체 관련 설비는 가드레일 예외로 인정 될 수 있다. 명시화 되지 않은 유연한 조항이라 삼성과 SK하이닉스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개진해야 한다는 식이다. 두번째는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에 대한 구체적 지침인 하위규정에 현대차 및 배터리3사 입김을 최대한 불어넣는 일이다. 하위규정은 연내 미 재무장관이 발표 예정이다.
아웃리치 활동의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이날 이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중간선거가 있고 정치적인 고려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중간선거가 끝나면 또 어떤 상황이 올 지 알 수 없다. 당분간 미국 정세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했다. 조만간 배터리·반도체에 대해 어떤 제안을 할 지 기업들하고 안을 짜보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전기차를 전량 수출하는 유럽 국가들과의 공조를 비롯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한미 FTA 등 통상 규범의 위배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 일단 미국측과 양자협의를 가진 이후, EU 등과의 다자 공조가 가능한 WTO 제소로 가는 방향을 더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기업들도 살 길을 찾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공장 조기착공 등 생산계획을 조정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고 배터리 3사는 호주와 칠레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내 광산투자를 늘리는 등 핵심광물 다변화를 추진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