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처 장차관도 잇단 출장길 예고
현대차 美 공장 조기 착공 등 논의
전경련은 바이든에 면제 촉구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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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일찌감치 방미해 2주일간 현지를 동분서주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에서 미국에 다급히 서한을 보내며 전전긍긍 하는 동안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 가볍게 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IRA에 담긴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제도와 관련해 고위급 협의를 위해서다. 곧 이창양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외교부 등에서도 장차관급 인사의 미국 출장길이 예고돼 있다. 관련부처 수장들이 총출동하는 셈이다.
이미 미 의회를 통과한 IRA에는 미국산과 수입 전기차를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기차 구매 세제혜택 조항이 담겼다. 법안 대로라면 한국산 전기차의 현지 판매 가격은 최소 1000만원 이상 비싸진다. 현재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판매시장 2위를 선점한 현대차로선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고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이라서다. 일정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정 회장은 2주간 미국에서 해법을 찾느라 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산업은 복잡하게 엮여 있는 중소·중견 공급망과, 대단위 고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에서 차지하는 경제파급효과가 가장 크다.
정부도 국내외 안팎에서 외교전을 벌이는 중이지만 법안을 돌리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이창양 장관은 한국을 방문한 미 하원의원단과 접견해 IRA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전기차 세제혜택 조항이 미국산과 수입산 전기차를 차별하고 있어 국제통상규범 위배소지가 있고 한미간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기술협력이 진전되고 있던 상황에서, 한미 경제협력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어필했다. 또 우리 기업들의 활발한 대미 투자가 이뤄지는 중에 발생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다만 정부가 만지작 거리고 있는 WTO나 FTA 관련 통상규범 위배에 따른 제소는 사실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절차에도 수년이 걸릴 뿐 아니라 승소한다고 해도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미국이 실제로 따를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독일, 일본 등과의 공조도 노리고 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라 언제 손을 잡고 놓을 지 신뢰할 수 없는 상태다.
정부는 불과 2주만에 전격 통과 된 이번 법안에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현지 정치요소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한-미 양자간 협의를 통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는 아직 구체적 세부 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하위법령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광물 및 부품 요건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김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 조치와 별개로 우리 기업들은 대응 방안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가동에 들어가려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을 당장 다음 달 시행하는 안을 고민 중이다. 물론 앞당기더라도 그사이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애써 선점해 놓은 시장 효과를 놓칠 수 있다.
현대차 사정을 잘 아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는 민간 채널을 총동원 중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최근 "미국 내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해 2030년까지 50% 이상 감축이라는 미국의 탄소 절감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한국 기업의 투자 역량을 저해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썼다. 절박함을 담은 이 서한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부·상무부·재무부·환경부·에너지부 등 주요 5개 부처, 미 의회 상·하원 의원, 미셸 박 스틸, 영 김 등 한국계 하원의원 등을 비롯한 주요 리더에게 모두 발송됐다.
전경련은 앞으로 양국 경제계 간 최고위급 회의체인 한미 재계 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미국상공회의소 등 미국 경제계와도 공동 대응할 예정이다. 특히 다음달 서울에서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 공동 주최로 열리는 한미 재계 회의 총회에서 한국이 입을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공동성명서 등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