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장학사업 힘쏟고 약자 보듬어
이재용, ‘뉴 삼성’ 선언 주목… 연내 관측
신경영 2기 땐 사회공헌 속도 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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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일류 기업의 경영 철학 첫째는 '사업보국'이다. 국민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고 보답해야 한다며 한 세기 가깝게 힘쓰고 있다. 국가 환난에 먼저 나서고 국민 삶의 질과 생명, 첨단산업 생태계를 다지기 위해 뿌려 놓은 삼성의 사회공헌 토양이 곳곳에 배여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문을 열고 이건희 회장이 꽃 피워 이제 이재용 부회장이 바통을 넘겨 받은 3대의 사업보국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을까. 일등 '삼성'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짊어진 세 사람의 84년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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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3월 스물 아홉의 청년 이병철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3(크고 많고 강한 것을 의미)'에 밝고 높고 영원한 것의 상징인 '별'을 담은 이름의 회사를 하나 차린다. 훗날 효성의 창업주가 되는 조홍제, GS그룹의 효시인 허정구와 의기 투합해 대구 서문시장에 밑천 3만원(지금의 약 2억원)을 들여 차린 삼성(三星) 상회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압도적 1등 기업이자, 불모지였던 한국을 세계 최대 첨단산업의 나라로 각인시킨 삼성그룹의 시작이었다.
1950년 6.25로 피난길에 올랐다 돌아와 무역업을 하는 삼성물산과 제일제당을 세우며 사업을 재개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국민의 의생활 문제 해결'을 기치로 내걸고 1954년 대구에 첫 섬유공장을 짓는다. 바로 삼성의 모태 3사 중 하나인 '제일모직'이다. 이 선대회장이 삼성 계열사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로 나섰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병철 회장은 제일모직 대구공장에 국내 최초의 여자직원 기숙사를 짓는다. 그것도 가장 좋은 자재를 쏟아붓고 미용실·욕실·세탁실·도서실·휴게실까지 당시로선 파격적인 시설을 다 갖춘 최고급 시설이다. 스팀난방에 온수기까지 있었고 정원은 잔디밭에 나무들도 무성했다고. 직원 복지인 동시에 근대화의 주역인 섬유산업의 역군인 젊은 여성들에 대한 투자였다. 따지고 보면 현재까지 이어지는 삼성의 인재 중시 DNA는 이때 싹이 텄다. 훗날 제일모직 인재들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역으로 성장한다.
삼성물산은 1956년 우리나라 최초로 사원을 시험을 통해 공개채용 했다. 전국 대학의 우수 학생들이 모집인원의 10배 이상 몰려 치열한 선발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지금도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4만명을 신규 채용했고 올해부터 그 규모를 더 키워 향후 5년간 총 8만명의 직원을 새로 뽑겠다는 계획이다. 수많은 직접 협력사를 비롯해 2·3차 도급에 가족들까지 생각한다면 부양자수는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로 이재용 부회장을 불러 "인재는 기업의 가장 확실한 투자처"라며 "삼성은 '인재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 왔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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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40년 전인 1982년엔 삼성생명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문화재단이 국민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한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이었다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말 그대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전국 단위로 삼성어린이집을 개원했고 1994년엔 삼성서울병원을 개원했다. 2001년에는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삼성노블카운티도 건립했다. 선진형 시니어 시설로 호평 받고 있다. 2013년부터는 '비추미여성대상'과 '삼성효행상'을 통합 계승한 '삼성행복대상'을 새롭게 제정해 우리 사회에 행복과 희망을 전달한 분들을 찾아 널리 알리고 격려하고 있다.
1987년 이병철 회장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대한민국 정부는 대통령을 제외한 국민이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최고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다. 한국경제의 부흥을 이끈 선봉장이라고 추켜세우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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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3남 이건희 회장은 곧바로 부친의 유지를 이었다. 회장에 취임했을 뿐 아니라 사재를 출연해 1989년 삼성복지재단을 설립했다. 복지재단은 장학사업과 보육사업을 핵심으로, 취약계층 아이들이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끔 교육 여건을 제공했다. 어렵던 그 시절 산업 역군들을 키워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복지재단은 이건희 회장의 3녀 이서현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 이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의 CSR 고문도 겸하고 있다.
이 회장의 애완견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일본서 유학하던 시절 반려견을 기르며 외로움을 달랬다고 한다. 보신탕을 먹는다는 직원에게 키워보라고 강아지를 사주겠다고 한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개를 잡아먹는 야만국 이미지를 바꿔보겠다고 '삼성 국제화지원사업단'을 설립해 애완견연구센터를 세웠다.
그렇게 1993년 체계적인 안내견 양성기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설립됐다. 현재 국내 유일 안내견학교로 기록돼 있다. 이 회장은 이 공로로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여 받기도 했다. 수십억원의 운영비용이 들지만 수익성은 없는 시설이다. 1994년 첫분양을 시작해 현재 267마리가 각 계로 입양돼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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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을 기리고 싶었던 이건희 회장은 1997년 호암재단을 설립한다. 이 회장은 1990년부터 삼성 호암상을 제정해 6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는데 호암재단이 이 사업을 이었다. 올해 제 32회 시상까지 총 164명의 수상자들에게 307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는데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릴만 하다. 특히 올해 전세계 수학계 최대 권위인 '필즈'상의 영예를 안은 허준이 교수는 삼성이 일찌감치 알아보고 지난해 호암상을 수여한 바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암 이병철 회장이 자본금 3만원으로 시작한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이끄는 동안 휴대폰과 TV, 반도체 세계 1위의 오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는 회사가 됐다. 이건희 회장이 눈 감은 2020년 삼성전자는 국세청으로부터 사상 첫 '국세 10조 탑'을 수상하며 국가재정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 받았다.
2020년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자 유족은 26조원의 유산 중 60%를 세금과 기부를 통해 사회에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의 사회 환원으로, 한국경제사의 거목인 이건희 회장이 대한민국에 남긴 마지막 선물로 기록됐다.
25일로 이 회장 2주기다. 연내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사회공헌 목표를 담은 '신경영 2기' 혹은 '뉴 삼성' 선언이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3대째 이어오는 '사업보국' 정신이 얼마나 잘 이어지고 어디까지 계승 발전해 나갈 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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