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美·日·대만 보다 늦어… 이제라도 다행”
50여 협력사 발만 동동… 생태계 무너질 뻔
정치권 갈등에는 “거국적 시각으로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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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정부와 SK하이닉스·여주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 조성을 위한 상생 협력 협약식'을 열고 산단 조성 협력과 여주시 상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단지 조성을 공식화 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SK하이닉스가 처음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 448만㎡(135만평) 부지에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시점은 2019년이다.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용지 조성 공사도 시작하지 못했다. 산단 내 용수시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주시에서 이천시를 거쳐 용인시까지 이어지는 37km에 달하는 공업용수 관로를 설치해야 하는데 취수원인 여주시가 관로설치를 반대하면서다. 여주시의 물을 끌어쓰면서 이익은 용인시만 챙긴다는 게 갈등의 핵심이었다.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와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육성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그동안 착공이 더뎌지면서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국내외 50개 이상의 협력사들도 발만 동동 굴러 왔다.
결국 정부와 SK측이 회유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수도권 내 공장 신·증설 관련 규제개선, 수질 보전 사업지원 등의 가능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여주시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펴면서 여주산 쌀 소비 진작, 반도체 인력양성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120조원 투자가 시작돼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글로벌하게 보면 미국·대만·일본 마저 국가적 지원 속에 차세대 패권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그에 반해 우리는 늦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강 연구위원은 "반도체산업은 '외발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며 "투자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금방 리더십을 잃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업황이 어려워도 싸이클이 있어 수요를 대비해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의 최종 완공은 2027년이다.
이날 상생 협약식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김동연 경기지사의 불참한 데 대해선 "반도체 클러스터는 정치 보다는 국가 안보와 경제 차원에서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국가의 지도자와 리더들이 더 거국적인 시각으로 일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강 연구위원은 "반도체 투자에는 속도를 더 내야 한다.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강조할 때 다른 지자체들도 보조를 맞춰 규제를 풀어내야 소부장 업체들이 메인 SK하이닉스나 삼성반도체 주변에 머무를 수 있다"면서 "그동안 사업이 미뤄지면서 반도체산업 전반의 생태계 종사자들이 괴로워 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대만은 반도체 산업을 정치적으로도 '실리콘 쉴드'라고 할 정도로 지키고 급박하게 돌리고 있는 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도 전했다.
김형준 서울대 명예교수 겸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도 "그간 여주 용수를 정부에서 책임지기로 했었지만 이번 예산 심의에서 잘렸다고 들었다"며 "그런 부분을 기업이 다 책임지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차원의 인프라 지원 미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단장은 또 "반도체 특별법 제정하는 데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아 걱정"이라며 "반도체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을까 업계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