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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합의기구’ 무색하게 된 국교위, 개정교육과정 의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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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2. 12. 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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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용어들 추가 토론 요구에도 이배용 위원장, 일방 의결처리 지적
일부 국교위원 및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깊은 우려와 유감"
국가교육위원회 제6차 회의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6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둘러싼 진통이 커지고 있다. 개정 교육과정 심의·의결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교육부가 제출한 심의본을 큰 틀에서 유지한 채 의결하자,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국교위 등에 따르면, 특히 '자유민주주의' 용어 추가와 '성평등' 용어 삭제 등 쟁점이 되는 사안들은 정책연구진의 의견을 교육부가 묵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추가 토론이 필요하다는 위원들의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이배용 위원장이 이런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 강행 처리를 시도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교위 정대화 상임위원과 김석준·이승재·장석웅·전은영 위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대표 자격으로 국교위원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국교위는 교육정책이 정부에 따라 일관성 없게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교육정책의 방향을 결정하고 정권과 관계없이 일관된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합의제 행정위원회다. 하지만 위원 21명 가운데 대통령 임명 위원이 5명에 달하고 위원장 역시 대통령 임명이어서 정치적 영향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올해 2022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논쟁이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 정책연구진은 교육과정 시안에서 중학교 역사·고등학교 한국사 과목 내에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교육부는 공청회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통합사회·보건 교과 등에 포함된 성 관련 표현 역시 교육부와 국교위를 거치면서 보수진영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연구진이 사용했던 '성 소수자'와 '성평등' 표현은 삭제됐고, 국교위 의결 과정에서는 '섹슈얼리티'라는 표현도 빠졌다. 또 이 과정에서 교육부가 정책연구진의 의견을 묵살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이들 국교위원들은 "국가교육과정의 심의·의결은 자라나는 미래세대가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를 책임 있게 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지만 일방의 주장에 불과한 △'자유민주주의' 표현의 유지 △국제적 권고를 무시하고 성평등 및 포괄적 성교육의 일환인 섹슈얼리티 추가 삭제 △보편적 시대정신인 일과 노동의 가치 미반영 △인류의 공존과 상생을 담보할 생태전환교육 기술의 미흡 등 그동안 제기되었던 쟁점들을 해소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교육부는 연구진의 의견을 무시하고 조정안이라는 이름으로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용어를 혼용해 기술했고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성소수자' 표현은 삭제했다"며 "이는 교육과정 심의본과 관련해 교육부의 역할 범위를 넘어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교위는 첫 결정으로 사회적 합의에 반하는 내용을 의결함으로써 스스로 불명예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도 "그동안 제기됐던 여러 쟁점들이 충분히 토론되지 못했다"며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과 가치를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담지 못했다. 특히 생태전환의 비전, 성평등과 성소수자 문제, 민주주의의 다양성 등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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