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마르코스 시위 열려…대통령은 "화해와 단합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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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AP통신에 따르면 피플 파워 37주년을 맞이한 전날 마닐라에서는 14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잊지 말라"는 내용의 플랜카드를 들고 에드사 대로를 행진했다. 수백 명의 일부 활동가와 시민들은 민주화 기념비 인근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을 해충으로 묘사한 조형물을 들고 별도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힌 시민 마리엘(42)씨는 26일 아시아투데이에 "피플 파워가 잊혀져 가고 있다. 독재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사람들을 탄압하고 학살한 만행이 벌어졌던 아버지의 통치시기를 평화와 황금기로 꾸미고 있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역사왜곡 때문"이라 말했다. 마리엘씨는 자신의 삼촌이 과거 정치범으로 분류돼 당국으로부터 고문을 받은 피해자였다며 "민주주의가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독재자의 아들이 돌아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자신과 이름이 같은 아버지를 무너뜨린 혁명을 기념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인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피플 파워에 대한 민주주의적 성과를 언급하는 대신 화해와 단합을 촉구하는 허울 좋은 말로 갈음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성명에서 과거 독재기를 '필리핀 국민들을 분열시킨' 역사의 한 시기로 묘사하며 "다시 한 번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어 더 나은 사회, 즉 진보·평화와 모든 필리핀인의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과거 1972~1981년 시행된 아버지의 계엄령 시행을 옹호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물론 당선 후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인터넷과 영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아버지의 통치시기와 자신의 가족들을 미화하는 등 역사 왜곡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TV인터뷰에서 아버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분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을 활용해 역사를 왜곡하는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게 맞서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당시 상황을 다룬 뉴스기사 등을 디지털 형식으로 보존해 젊은 세대가 페이스북·틱톡 등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치하 고문 피해자인 타가왈로씨는 AP통신에 "피플 파워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란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며 "이제는 젊은 세대가 투쟁을 물려 받아야 할 때다. 전처럼 빨리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투쟁이 계속될 것임을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