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1심, 징역 8월·집유 2년
2심 재판부 "업주 등 진술 신빙성 없어"…항소심 무죄 선고
|
그 순간 범죄 신고가 전달됐다. 박 경사는 동료인 윤지민 경장(가명·38)과 함께 순찰차를 타고 신고지로 향했다. 그러나 두 경찰관은 이때까지도 이 한번의 출동으로 3년이 넘는 '법적 다툼'에 휘말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박 경사와 윤 경장이 접수한 신고 내용은 성남시 분당구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불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신고자는 이 업소에서 불법체류하는 무자격자 안마사가 고용돼 근무 중이라고 했다.
박 경사 등은 신고 접수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업소의 문을 열고 내부수색을 하며 방마다 인기척을 확인했다. 그러다 한 남성이 이들의 앞을 막아섰다. 그는 업소를 운영하는 업주였다.
그런데 업주는 두 사람을 문 밖으로 불러 대화를 시도했다. 경찰관들의 말문이 열리기도 전에 이 업주는 하소연을 늘어놨다.
"손님과 관리사(안마사)가 있어요. 이전에도 단속돼 힘든데 제발 선처해 주세요."
연이어 '읍소'가 쏟아졌지만, 두 경찰관은 단호했다. 곧바로 현장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고 내용과 달리 무자격 안마사는 흔적조차 없었다. 대신 '2번 방'에서 면접을 보고 있는 남성이 이들 레이더망에 걸렸다.
박 경사 등이 작성한 이날 미단속 보고서엔 이렇게 적혀 있다.
"업장에는 업주와 남자 1명이 있었는데 남자 1명은 손님이 아닌 업장 취업을 위해 면접을 온 사람이었다. 신고자가 말한 불법체류자나 안마사 자격이 없다는 여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
|
자체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이들은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현장 단속 당시 2번 방이 아닌 '4번 방'에 안마사 자격이 없는 태국 여성 1명이 더 있었다는 것이다. 업주가 경찰관 일행은 모르게 후문을 통해 태국 여성을 현장에서 빠져 나오게 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경찰관이 태국 여성이 도망간 사실을 알고도 허위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어 검찰은 박 경사 등을 공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무자격 안마사를 확인하고도 없던 것처럼 보고서를 허위로 꾸몄다'는 검찰의 주장을 들어주고 각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담당한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업주와 112 신고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박 경사 등이 고의성을 갖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업소에 출동할 당시 안마사가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