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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전세사기’ 세번째 사망…‘사각지대’서 막다른 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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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3. 04. 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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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署, 유서 발견 등 미뤄 극단적 선택 무게
숨진 피해자 3명 모두 주택임대차보호법 사각지대
전세금 증액 발목 잡혀 '최우선변제금' 보장 못 받아
정부 실효성 대책 촉구 18일 '전국대책위 결성'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를 추모합니다'<YONHAP NO-3484>
17일 오전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A씨가 거주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현관문 앞에 추모 조화가 놓여 있다. /연합
인천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2명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데 이어 또 다른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올해만 3명의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재정적·심리적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A씨(31·여)는 이날 오전 2시12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의 지인이 퇴근길 A씨 자택에 들렀다가 쓰러진 A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송 도중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한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집 안에서 유서가 발견되고 타살 혐의점이 없어 극단적 선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를 포함해 올 들어서 지난 2월 28일과 지난 14일 극단적 선택을 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소액임차인의 전셋집이 경매 등에 넘어갈 경우 일정 금액의 최우선변제금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전세금 증액을 이유로 이조차 적용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께 전세 보증금 7200만원을 주고 집 계약을 맺었다. 2년 뒤인 2021년 9월께 임대인 요구로 전세 보증금을 9000만원으로 올려 재계약했다.

그러나 A씨가 계약한 집은 2017년 지어져 전세 보증금이 8000만원 이하여야 최우선변제금 27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음에도, 전세 보증금 증액 계약으로 해당 금액을 받지 못했다. A씨가 계약한 집은 지난해 6월 전세사기로 인한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마찬가지로 지난 14일에 숨진 B씨(26)와 지난 2월 사망한 C씨(39)도 높은 전세 보증금으로 최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 기자회견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주최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에 대한 한시적인 경매 중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
정부가 이같이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해 지난 2·3월 피해지원 방안을 발표했지만, 피해자 상당수가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있어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원책은 연 1~2% 저금리 대출, 임시 긴급 거주지 제공 등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지난달 추가 지원책에는 경매 절차가 끝나야만 받을 수 있던 전세사기 피해확인서 발급을 앞당기고 긴급주거 주택의 6개월치 월세 선납을 없애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에도 숨진 A씨 등은 피해확인서 발급을 받지 않았고, 인천시가 마련한 긴급 주거지(238호)의 입주률도 전체 3.36%(8호)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현재 보증금을 받지 못한 피해자 대부분이 대출 연장 등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며 "경매로 넘어간 이들은 퇴거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18일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고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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