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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태국 총선 ‘왕실모독죄’ 뜨거운 쟁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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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3. 05. 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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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POLITICS-VOTE <YONHAP NO-2203> (AFP)
14일 총선을 앞두고 태국 방콕 시내에 걸린 정당들의 홍보물./제공=AFP·연합
태국에서 오는 14일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왕실모독죄'에 대한 주요 총리후보자들의 반응을 담은 틱톡 영상이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근 현지매체 더 스탠다드는 주요 총리후보자들에게 전자담배 판매 합법화, 성 노동 비범죄화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질문에 예·아니오를 묻는 틱톡 영상을 올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꺼려진 민감한 주제인 왕실모독죄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고 해당 영상은 수백만 건의 조회수와 댓글을 기록했다.

왕정국가인 태국에서는 왕실모독죄가 존재한다. 왕실·왕가를 모독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경우 최소 3년에서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형법 112조가 바로 그것이다. 태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군주제 개혁요구가 일어나며 형법 112조를 폐지하거나 개혁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반(反)정부 인사를 처벌하는 데도 악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 출신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는 지난 주말 유세에서 "'위'에 관한 법엔 간섭하지 말라"며 왕실모독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의 '쿠데타 동기'인 아누틴 찬비라쿨 현 부총리 역시 자신의 정당인 품짜이타이당은 "왕실모독죄 개정을 원하는 그 누구와도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유일한 조건"이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몇몇 총리 후보는 왕실모독죄 개정을 지지했다. 개혁성향의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는 형법 112조에 "문제가 있다"며 처벌 정도를 낮추고 태국 궁내부를 유일한 기소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몇 가지 개정안을 제시했다. 현행법에서는 왕실모독죄의 경우 국가안보와 관련된 범죄란 이유로 누구든 기소가 가능하다.

왕당파 정당으로 분류되는 타이팍디당의 와롱 데차낏위곰 당대표는 "왕정을 파괴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더 많은 왕실 구성원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혁이 필요하단 입장을 밝혔다.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이자 야권의 중심인 패통탄 친나왓은 "세부사항들이 있어 '예·아니오'로만 답하긴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가 이끄는 프아타이당은 한때 군부 측 정당과의 연대설이 돌기도 했으나 패통탄은 공식 부인하며 전진당과는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서민당의 경우엔 왕실모독죄가 "평범한 사람들을 침묵시키는 무기가 됐다"며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인권을 위한 태국변호사들(TLHR)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시위에 참여하고 정치적인 의견을 표명했단 이유로 기소된 사람은 최소 1902명에 달한다. 이 중 18세 미만의 18명을 포함해 242명이 왕실모독죄로 기소됐다.

일각에선 왕실모독죄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태국 사회가 군주제 존치 등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군주제를 포함한 개혁을 바라는 쪽으로 명확히 양분돼 있음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왕실모독죄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만큼 결정적인 쟁점까진 아니란 지적도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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