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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비하 논란 ‘교원평가’, 필터링 강화…교원단체들 “폐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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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06. 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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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문구 신설, 특수기호 사용한 금칙어도 필터링
교원단체들 "학생들, 창의적으로 욕설 적어내…전면 개선해야"
윤석열 정권 출범 1주년, 교사도 여성도 모두 규탄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인 지난 5월 10일 오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원(오른쪽)과 여성단체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지난해 학생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에서 교사를 비하하거나 성희롱 문구 내용을 적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교육부가 필터링을 강화하는 등 기능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교원단체들은 여전히 우회적인 방법으로 서술이 가능하다며 교원평가를 즉각 페지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교육부는 2023년 교원능력개발평가를 9∼11월 시행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각 교육청에 안내했다고 12일 밝혔다.

교사의 학습·생활지도에 대해 5점 점검표(체크리스트)와 자유 서술식 문항으로 평가하는 교원평가에는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부모가 참여한다. 평가는 익명으로 이뤄진다.

익명으로 서술되다보니 특정 교사에 대한 비하나 성희롱적 내용 등이 담겨 논란이 됐다. 지난해 세종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교원평가를 통해 교사에게 주요 신체 부위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문구를 써 논란이 되자 교원단체들은 '합법적 악플'을 허용해준다며 교원평가 폐지를 주장했지만 교육부는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교원평가를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내년에 전면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7∼8월 중에 자유 서술식 답변에서 필터링되는 금칙어 목록을 추가하고 현행화하기로 했다. 작년까지는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금칙어 876개만 필터링할 수 있었다. 특수기호가 섞인 금칙어도 필터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기존에도 욕설, 모욕 등 부적절한 문구를 필터링하는 기능이 있었으나 지난해 학생이 특수 기호 등을 섞어 써 교묘하게 필터링을 피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부적절한 답변을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라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학교와 교육지원청이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후 가해 학생이 특정되면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교내·사회 봉사, 특별교육·심리 치료, 출석 정지, 학급 교체, 심각할 경우 전학이나 퇴학 등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따른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 교원에 대해선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특별 휴가를 주는 등 학교 측이 보호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 서술식 문항 앞에는 "부적절한 답변을 제출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고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따른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도 게시하기로 했다. 자유 서술식 문항은 학습 지도·생활지도 등 영역별로 나누고 학교급별로 구분해 구체적인 질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교육부는 교원단체 측이 주장해온 교원평가 폐지에 대해서는 순기능 등을 고려할 때 존치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부 평가자의 부적절한 답변은 교원평가 자체의 문제점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교원평가 폐지와 연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학생·학부모의 교육평가 존치 여론 등을 고려할 때 교원평가를 폐지하기보다는 제도적으로 개선해 시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교원평가와 관련한 정책연구를 추진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교원평가의 전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 내년 시행할 것"이라며 "(서술형 문항) 폐지에 대한 것은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교원단체들 "학생들, 창의적으로 욕설 적어내…전면 개선해야"
하지만 필터링을 우회할 여지가 여전히 있고 피해 교원이 발생할 경우 수사 의뢰가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교원단체들은 교육전문성 평가의 취지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폐지를 거듭 촉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이날 즉각 논평을 통해 "교육현장 갈등 부추기는 교원평가는 교육전문성 평가로서 실효성 없다"며 폐지를 요구했다. 교사노조는 "특히 수사 의뢰 등 조치는 사안이 발생한 경우의 후속 조치"라며 "이미 피해를 본 교원이 발생한 후를 대비한 조치가 교육활동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계획만 제시하는 교육부의 방안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언어폭력 학생을 수사 의뢰까지 하면서 시행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황유진 교사노조 정책처장은 "학생들은 시스템을 벗어나 욕설을 적어낼 방법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내 필터링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교원 피해가 일어나면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하는 것도 오히려 학교 갈등을 더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수사의뢰 의무가 아닌 점을 지적하며 "더 이상 익명을 악용한 교권 침해, 교사 인권 유린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 범법 수준의 표현, 교권보호위원회 처분이 필요할 정도의 내용에 대해서는 조사·수사를 통해 추적이 가능하도록 평가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서술형 문항의 문제가 해결한다 해도 전문성 신장 취지를 상실한 교원평가제의 근본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며 "교원평가제가 전문성 신장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교원의 자발적 분발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현행 수준의 문항 내용과5점 척도 방식 등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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