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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부모 탓이라고만 하기에는 사안이 무겁습니다. 한해에 저출산 극복을 위해 수십조 원을 쏟아붓는데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은 출생 등록 체계와 복지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번 수원 영아살해 사건은 감사원이 보건당국에 대한 감사를 벌여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있는 사실을 직접 대조해 확인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이런 빈틈을 차단하지 못한 책임은 임시 신생아 번호와 출생 신고를 매칭하지 않고 사각지대 관리에 손을 놓고 있던 복지부에 있습니다.
이기일 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지금까진 임시 신생아 번호로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없었는데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조속히 개정해 근거를 만들겠다"며 "시행령 개정에 걸리는 시간 동안 필요시 적극 행정을 통해 바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적극 행정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는 사안을 그 이전에는 왜 못했을까요? 복지부에 법적 권한이 없더라도 질병청이나 행정안전부 등과 자료를 공유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출생 신고가 안 된 아동들을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었을 겁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사회적 약자를 사각지대 없이 찾아내 촘촘하고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기관 간 연계를 강화해 위기 가구를 적극 발굴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갓 태어난 '절대적 약자'들은 복지 시스템의 사각에서도 잊혀졌습니다. 감사원이 적발하기 전까지 복지부는 '눈 뜬 장님'이었습니다.
조 장관은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취임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사전에 위기 사례를 찾아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특히 출생통보제 등 강제적 성격의 조치가 출산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하는 이들을 '병원 밖 출산'이나 낙태로 내몰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도 제시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병원 밖 출산 사례는 전체 출산 중 1% 정도로 연간 100∼200건 수준이라곤 하지만 이들이 바로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