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로 희생된 백조..."독창적·세련된 감각으로 가득 찬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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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서 펼쳐진 '모던 발레의 거장' 앙줄랭 프렐조카주의 발레 '백조의 호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이 장면에서 백조로 분한 발레리나들은 영상으로 처리된 공장 풍경을 배경으로 서로 뒤엉켜 군무를 춘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이 군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와는 전혀 다르다. 프렐조카주의 표현처럼 "고전 발레의 클리셰를 모두 해체"한 "자유의 송가"다.
20세기 이후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현대무용 안무가로 꼽히는 프렐조카주는 악마가 저주에 걸려 백조로 변한 공주가 왕자와 진실한 사랑에 빠지는 원작을 호수 앞에 거대한 공장을 세우려는 자본가와 환경 파괴로 희생되는 백조 이야기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2019년 내한해 선보인 '프레스코화'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프렐조카주는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 이 작품을 발표했다. 4년 만에 내한한 그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가득한 이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펼쳐보였다.
원작 속 마법사 '로트바르트'는 부동산 사업가로, 마법에 걸린 공주 '오데트'는 환경운동가로, 왕자 '지그프리트'는 시추 장비 개발회사의 후계자로 등장한다.
공연은 첫 장면부터 관객을 숨죽이게 만든다. 어느 날 밤 백조의 호수를 거닐던 젊은 여성 오데트를 부패한 사업가인 로트바르트가 백조로 만들어버리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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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조카주는 공연의 대부분 장면에서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원작 발레 음악을 사용했다. 또한 차이콥스키의 다른 작품인 바이올린 협주곡, 서곡, 교향곡 등도 조금씩 가미했다. 90%는 차이콥스키 음악이지만 때론 세련된 감각의 현대 음악을 삽입해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종이접기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의상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 유명 디자이너 이고르 샤프린이 만들었다는 백조들의 흰색 레이어드 튀튀는 현대적 감각을 전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고전을 재해석하고 변형시키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다. 데뷔 이래 40년 가까이 55개의 작품을 선보이며 뜨거운 찬사를 받아온 프렐조카주에게도 '백조의 호수'는 에베레스트 산 같은 존재였다. 그는 이번 작업이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러한 두려움이 자신을 깨어있게 한다고 말했다.
예술가로서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듯 끊임없이 도전하며 스스로를 깨어있게 한다는 것, 그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안무가들을 비롯한 모든 예술 창작자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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