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교권붕괴’에 ‘멍’ 드는 교사들…‘학생인권조례’ 재정비 목소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723010012871

글자크기

닫기

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07. 23. 17:16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최근 교원 사망자 11% 극단적 선택
과도한 조례 해석, 교권 침해 지적
"교권-학생인권 상호보완 돼야"
무분별한 학부모 민원 조치할 제도 필요성
아동학대 신고도 증가, 관련법 개정해야
basic_2022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2년 차 새내기 초등학교 교사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붕괴'하는 교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거나 성희롱 하는 등의 교권 침해 사건이 거듭 발생한 데 이어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사건까지 발생하자 교육계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는 데에 학생인권 조례가 영향을 줬다고 판단해 재정비할 뜻을 밝혔다.

23일 교육부 및 교원단체 등에 따르면 2021년 지난해 교권침해 건수는 2020년(2269건)보다 766건 더 늘어난 3035건에 달했다. 이 중 학생·학부모의 교사 폭행은 12%로 361건이나 된다.

특히 최근 6년 간(2016~2021) 교원 전체 사망자 687명 중 76명(11%)의 사망원인이 자살이었다. 교육부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제출한 '2016∼2021년 재직 중 사망한 교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망자는 2016년 8명, 2017년 16명, 2018년 14명, 2019년 18명, 2020년 17명, 2021년 3명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 5명, 30대 24명, 40대 18명, 50대 25명, 60대 4명으로 2030 MZ교사가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배경에 '학교폭력 사안 관련 학부모의 악성 민원제기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권 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데에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특히 교권이 추락하게 된 데에 교권보다 학생의 권리를 우선하는 학생인권조례가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도 여기에 힘을 실으면서 관련 논의가 급속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틀 전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교권 확립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갖고 시·도교육청 등이 제정한 학생인권조례의 재정비를 시사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권 추락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론이 생기자 이 부총리가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 부총리는 "그동안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우선시되면서 교사들의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교실현장은 붕괴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개인의 사생활 자유를 지나치게 주장하다 보니 교사의 적극적인 생활지도가 어려워졌고 나아가 교사 폭행, 명예훼손까지 이어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과거 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된 학교의 현실을 반영해 학생 인권이 강조된 것이 과해지면서 이제는 오히려 교권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처음 제정된 후 현재 서울을 비롯한 6개 교육청에서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차별받지 않고, 폭력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권리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학습과 휴식권, 사생활의 비밀을 유지할 자유 등도 보장한다. 문제는 조례를 과하게 해석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권조차 학생 인권 보호라는 이유로 침해받는다는 점이다. 특히 아동복지법에 따른 학부모들의 교사 상대 정서·신체적 아동학대 고발·고소·소송 건수도 해마다 늘고 있다.

"싸움 말렸는데 아동학대, 리코더로 계속 책상 치며 수업방해 해 제지했더니 아동학대, 잠자는 거 깨웠더니 아동학대, 골고루 먹으랬다고 아동학대, 친구 괴롭혀서 앞줄 앉혔더니 아동학대, 굴러온 공 돌려주는데 못 받아 몸에 맞았다고 아동학대, 넌 왕따가 아니다 위로했더니 왕따 표현 썼다며 아동학대" 등등이 현직 교사들이 말하는 현실이다.
비와 슬픔 속 추모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한 추모객이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며 슬퍼하고 있다. /연합
◇학생인권 재정비, 국회 관련법만 8개 계류…논의 속도 올릴 듯
교총도 이날 성명을 통해 "과도한 학생 인권 강조가 최근 교권붕괴 초래한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학생 인권 보호하되 권리와 의무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권침해와 학생인권 간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어 교권과 학생인권 간 상호보완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교육부가 추진한 정책연구인 '수업방해 요인 발생 상황에서의 교수학습 활동 보호 방안'에서는 "교권과 학생인권과의 관계 측면에서 교육여건의 개선을 통한 교육의 질 향상에 궁극의 목표를 두고 상호보완 관계로 설정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 현직 교사는 "과거의 폭력적인 교실의 교권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며 "교사들이 맘 편히 교육활동을 하고 학생들도 인권과 학습권 등이 보장되는 교실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학부모 민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고 응당한 책임을 묻는 법·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의심만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아동학대 관련법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회에 관련 법만 8개가 계류돼 있지만 올해 심사 안건은 '0'(제로)인 것도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 중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2건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1건은 올해 발의됐지만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권 침해에 대한 여론이 들끓으면서 정부도 국회도 교권 강화를 외치고 있어 학생인권 조례 정비와 관련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는 오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관련 사건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는 이 부총리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출석한다.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장 출석 여부는 협의 중이다.
박지숙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