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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따돌림 피해학생과 방관자들...현대무용 ‘그리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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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3. 08. 2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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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연출·김성훈 안무…책걸상 활용 안무 '눈길'
그리멘토
현대무용 '그리멘토'의 한 장면./세종문화회관
내달 7∼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오르는 현대무용 '그리멘토'(GRIMENTO)는 정구호 연출이 세계적인 무용단 '아크람 칸 댄스컴퍼니' 출신 김성훈 안무가와 협업해 제작한 작품이다.

제목은 '회색'을 뜻하는 프랑스어와 '기억, 순간'을 의미하는 라틴어를 합친 것으로 '회색의 순간들'을 의미한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3'의 폐막작으로 공연되는 이 작품은 고등학교 교실에서 사소한 계기로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학생과 피해 학생을 지켜보는 방관자들의 이야기를 6가지 에피소드로 그린다.

정 연출은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전달하기 위해 직설적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교실을 형상화한 무대에는 회색 책걸상을 비치하고 무용수들이 회색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고등학생의 습관과 버릇을 본떠 만들어진 안무는 책상에 턱을 괴고 앉아 있는 자세나 의자를 뒤로 젖혔다가 돌아오는 동작 등으로 구성됐다.

무용수들은 의자에 몸을 맡기듯 누웠다가 뒤엎기도 하고, 쓰러져 잠드는 동작을 형상화한 뒤 책상을 굴러서 넘기도 한다. 공연이 시작될 때 가지런했던 책걸상은 격렬한 동작이 반복될수록 흐트러지며 교실에 찾아올 혼란을 예고한다.

김 안무가는 지난 25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연습실 공개 행사에서 "책걸상을 옮기며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 학교의 다양한 시간을 표현하기도 한다"면서 "그동안 해왔던 무대와 달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표정한 얼굴에 평범해 보이는 학생들은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대립한다. 작품은 가해자에 맞서는 방관자들에게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는다.

김 안무가는 "회색은 흰색과 검은색, 선과 악의 중간처럼 느껴져 방관자의 색이라 생각했다"며 "방관자가 가해자를 막으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몸의 움직임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정 연출은 후반부 따돌림에서 벗어난 피해자가 마음을 치유하는 장면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관객들이 작품의 결말을 보면 감정적으로 큰 울림을 느낄 것"이라며 "교실 내에서 아주 작은 행동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 치유를 생각했다. 작품을 본 이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주고 토론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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