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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작성하라”…경찰들, 물리력 동원 소극적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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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3. 08. 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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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발생 시 경찰 개인이 민형사상 책임
중위험 물리력 이상 행사하면 '보고서' 작성해야
#지난 26일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30대 후반 남성 A씨가 흉기를 들고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A씨에게 테이저건(전기충격기) 등 진압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로 설득한 뒤 2시간 40분간의 긴 대치 끝에 특공대를 투입해 제압했다.

경찰이 '무차별 흉기 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일선 사건 현장에서는 소극적인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면책' 논란과 함께 지난한 보고서 작성이 원인으로 꼽힌다.

2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 결과, 흉기난동 사건 발생 현장에서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임' 때문으로 분석됐다. 피의자를 제압할 때 물리력을 행사하다 부상이 발생할 경우, 경찰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관행이 적극적인 개입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4일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시 테이저건 등 물리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은평구 흉기난동 사건 당시 경찰은 A씨와 2시간40분간 이어진 대치 상황에서도 테이저건을 사용하지 않았다.

테이저건은 자칫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총기에 비해 비교적 피해가 덜 해 사용하는 데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선 테이저건도 신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어 경찰들은 거의 쓰지 않는다. 자칫 상대방이 부상을 입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단계별 기준에 따라 현장에서 물리력을 사용한다. 협조적 통제→접촉통제→저위험 물리력→중위험 물리력→고위험 물리력 순으로 피의자 제압에 나선다.

특히 중위험 물리력 이상을 행사할 경우, '물리력 사용 보고서'라는 것을 작성한다. 보고서 작성 자체로 불이익은 없지만, 공무집행 행위의 적법 여부에 따라 책임이 지워진다.

앞서 지난 2월 개정된 경찰직무집행법에 따라 범죄가 행해지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총기 등을 사용해 타인에게 피해를 줘도 정상을 참작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민사재판에서는 불법행위로 판단될 수 있어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경찰들은 소송 그 자체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이 무력을 사용하면 과잉 논란이 될 수 있고, 이 때문에 민사, 형사 소송까지 걸리면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경찰들의 면책 특권이나 현장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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