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상황에서 ‘예탁금 장사’ 논란
모범규준 도입 후 이용료율 재산정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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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모범규준 제정 이후 증권사들의 본격적인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용료율 산정 방법은 증권사의 자율에 맡기는 만큼, 인상폭을 두고는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투자회사의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이 지난 12일 제정됐다. 시행일은 다음달 1일이다.
모범규준 도입의 목적은 투자자 예탁금이용료를 투자자에게 지급할 때, 이용료율을 합리적으로 산정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확정하는 것이다.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은 그동안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며, 특히 지난해부터 이뤄진 기준금리 상승과 비교되면서 '예탁금 장사' 지적을 받아왔다.
투자자예탁금 이용료는 고객이 계좌에 예치한 현금성 자산에 대해 증권사가 지급하는 이자 성격의 돈이다. 이자율은 각 증권사가 내부 기준에 따라 책정해 지급한다.
증권사에 맡긴 예탁금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전액 한국증권금융에 신탁 또는 예치되고, 한국증권금융을 이 예탁금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증권사에게 나눠주게 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위험요인이 적은 수익처라고 할 수 있다.
양정숙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2조4670억원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4513억원, 2020년 4410억원, 2021년 5012억원, 2022년 1조735억원이다. 지난해 한국증권금융에 맡긴 증권사의 예탁금 규모는 53조7299억원으로 전년 68조1898억원보다 21.2% 감소했으나, 수익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작년 본격화된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를 본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고객에게 지급된 예탁금 이용료는 5965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24.2%였다. 올해에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증권사의 예탁금 이용료율 상향에 대한 목소리가 지속 제기됐으며, 올해 3월부터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는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제도 마련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실제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평균 고객예탁금 이용료율(17일 기준)은 0.648% 불과했다. 가장 높은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으로 1.05%였고, 그 다음이 KB증권으로 1.03%였다. 그 외 증권사들은 1%에 못미쳤다.
이달 초 키움증권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0.8%포인트 인상하는 등 선제적인 행동에 나섰지만, 다른 증권사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업계에서는 모범규준이 도입되는 다음달 이후 증권사들의 본격적인 예탁금 이용료율 인상을 예상했다. 모범안의 핵심은 변동하는 시장금리 반영을 위해 매분기 1회 이상 예탁금 이용료율은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모범규준 도입 후 11월과 12월 사이에 한 번 이상의 예탁금 이용료율 재산정을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범규준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강제성을 띄고 있다"면서 "증권사들이 고객예탁금 이용료율 재산정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재산정 과정에서의 이용료율 인상폭을 둘러싸고는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해도 각 사마다 산정 방법이 다른 상황에서, 수익성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예탁금 논란은 그동안 증권사 각각의 기준으로 이용료율을 산정했기에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며 "모범규준 도입에 따라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의 기준이 정해지게 되면 증권사들이 해당 기준에 근접한 방식으로 수렴해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을 정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