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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실천했던 아들” 뜻 잇는 이태원참사 유족, 고인 조의금 전액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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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10. 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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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故 신한철씨 장학금 기탁식…아시아투데이 주선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이들에게 쓰이길"…8791만원 전액 기부
고인, 고등학생 때부터 매달 3만원씩 기부
조희연 "'기부는 한철이의 뜻' 새길 것"
고 신한철 학생 유족 학교발전기금 기탁식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저소득가정 학생 지원을 위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신한철 학생 유족 학교발전기금 기탁식에서 아버지 신현국씨(오른쪽)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기탁서를 전달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정이 많고 정말 착실하게 살던 아이였어요."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 신한철(사망 당시 27세)씨의 아버지 신현국씨(64)는 2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아들의 장학금 기탁식에서 울음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유족 대표로 선 신 씨는 "'친구 만나러 갔다 올게'가 아들의 마지막 말"이라며 "이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머니 송선자(61)씨와 누나 신나라(35)·신마음(34)씨도 눈물을 흘렸다.

그는 "참사로 젊은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갔는데, 하늘나라에서 아프지 않게 살 수 있도록 관심 가져달라"며 "많은 분이 저희의 아픈 맘을 조금이나마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시면 감사하겠다. 우리도 마음을 추스르면서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10·29 참사를 이틀 앞둔 이날 열린 기탁식에서 고인의 가족은 조의금 전액인 8791만5000원을 고인의 모교(초·중·고)에 기부했다. 한철씨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청년으로 지난해 10월29일 행인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가 친구들과 멀어졌고,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차마 소중한 아들의 장례식 때 모인 조의금을 쓸 수 없었던 유가족들은 평소 기부를 생활해온 아들이자 동생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조의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기부금은 고인이 졸업한 초·중·고 모교의 저소득층 학생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한철씨는 생전 기부를 실천해온 청년이었다. 특히 고등학생이던 2011년부터 용돈을 모아 매달 3만원씩 기부를 해왔다.

어머니 송선자씨는 "참사 이후 통장을 열어보니 한철이가 강서구 장애인 일터에 7년3개월 간 매월 3만원씩을 기부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확인해보니 2011년부터 기부를 했더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방문했던 것을 기억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기부를 한 것"이라며 "정이 많은 아이"라고 아들을 그리워했다.

첫째 누나인 신나라씨는 "일찌감치 조의금은 무조건 기부하겠다고 가족끼리 뜻을 모았다"며 "동생이 평소에 했던 대로 우리도 하자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둘째 누나 신마음씨도 "동생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기부했던 것은 알고 있었다"며 "이번 기부금이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신한철 학생 유족 학교발전기금 기탁식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고 신한철씨의 유족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저소득가정 학생 지원을 위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신한철 학생 유족 학교발전기금 기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철씨의 첫째 누나 신나라씨, 조 교육감, 아버지 신현국씨, 어머니 송선자씨, 둘째 누나 신마음씨/송의주 기자
기부처는 아버지 신현국씨가 죽마고우인 아시아투데이 본사 황석순 사장과 논의하면서 "대학보다는 공교육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황 사장이 서울시교육청을 추천하면서 이루어졌다. 시교육청과 논의 끝에 한철씨의 초·중·고 모교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기부금을 쓰기로 결정했다.

기탁금은 한철씨 모교인 발산초교 1700만원(20%), 신월중 2600만원(30%), 광영고 4491만5000원(50%)씩 각각 돌아갈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하늘에 별이 된 아들 한철씨의 유족들의 추모글을 먹먹한 마음으로 읽었다"며 "한철씨 가족의 뜻을 이어 공교육 발전과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좋은 자양분으로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부금은 한철이의 뜻'이라는 말을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아버지 신씨는 기탁식 전 조 교육감과 만난 자리에서 기탁서에 서명을 하며 아들 생각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유가족들을 향해 "슬픔을 이렇게 승화시키는 게 힘든 일인데 가족분들의 기부가 희생자들 뿐 아니라 청년들, 우리 사회에 좋은 영감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고인과 가족들의 뜻을 잘 받들어서 전달하겠다"고 거듭 인사했다.

고 신한철 학생 유족 학교발전기금 기탁식
고 신한철 학생의 유족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저소득가정 학생 지원을 위한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신한철 학생 유족 학교발전기금 기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왼쪽에서 세 번째)과 한철씨의 아버지 신현국씨(네 번째) 등 유가족들. 오른쪽은 아버지 신씨와 죽마고우로 이번 기부를 주선한 황석순 아시아투데이 사장/송의주 기자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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