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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과 예수금은 은행의 본원적인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우리은행에서 불거진 700억원 횡령사고 등 잇딴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우리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라임사태 등으로 은행에 손실을 안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고액 고문계약이 논란이 되면서 시민단체인 경제민주화시민연대 측이 우리금융을 상대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고발한 상황이다. 이에 신뢰 회복을 위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원화대출금 잔액은 물론 원화예수금 잔액 마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6개월간 우리은행에서 빠져나간 원화예수금은 12조원에 달했다. 최근 영업력을 키운 하나은행의 선전으로 기업여신 강자 위상이 흔들린 우리은행은 예수금마저 크게 감소했다. 시중은행권에서 원화예수금이 단 6개월만에 10조원 넘게 빠져나간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최근 국내 증시 불안감으로 은행권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나홀로 예수금이 빠져나가는 형국이다.
전문가는 대출금 감소는 '영업력 하락'으로 볼 순 있어도 예수금 감소는 좀 더 유의미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우리은행에서 잇따라 터진 횡령사고와 내부통제 부실 문제로 인해 소비자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은 과거 국내 5대 은행 중 2곳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곳이다. 기업대출 강자로 불리며 KB국민은행의 뒤를 이었던 2등 은행이었다. 2013년, 우리은행의 대출금과 예수금 잔액 비중은 각각 24.1%, 24.0% 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KB국민은행이 29%를 차지하고 있었고, 신한은행은 22%대, 하나은행은 16%대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2018년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에 대출금 잔액 기준으로 2위 자리를 먼저 내줬다. 이후 2년 후에는 예수금 잔액에서도 신한은행에 밀렸다. 작년 말엔 하나은행에 3위(대출금 잔액 기준)를 내줬고 올 상반기 들어서는 예수금 잔액에서도 4위로 밀려났다.
은행권에서도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예수금과 대출금을 크게 늘리는게 힘들다고 보면서도 시중은행 한 곳에서 6개월만에 12조원에 달하는 예수금이 빠져나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새마을금고가 위기설로 인해 한 달 사이 17조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뱅크런'사태를 겪었는데, 탄탄하다고 믿었던 시중은행에서 예수금이 12조원이 빠져나간 것은 경쟁사에 뺏겼다고 하더라도 해당 은행의 평판이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