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2위'에서 올 상반기, 하나은행에 밀리며 4위로
전문가 "예수금 하락은 '신뢰도'문제 커...경쟁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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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시중은행에서 우리은행은 KB국민은행의 뒤를 이은 '빅2' 은행이었다. 당시 우리은행 대출금 잔액 비중(24.1%)은 신한은행(22.9%)보다도 컸고, 하나은행(16.3%)은 넘볼 수 없는 규모였다. 예수금 잔액 비중도 상황은 같았다. 국내 대표 은행 중 2곳인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탄생한 곳인만큼 기업고객군이 많았기 때문에, 기업들의 예금도 대거 끌어올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우리은행의 입지는 달라졌다. 신한은행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우리은행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엔 우리은행은 만년 4위였던 하나은행에 역전당했다. '영업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영업력 강화에 성공한 하나은행이 원화대출금을 대거 끌어올리면서다.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4등 은행으로 고착화됐다. 지난 6개월 동안 원화예수금이 12조원이나 빠져나갔다. 업계선 우리은행이 10년간 2위에서 4위로 밀려난 배경으로 영업력 저하와 잃어버린 신뢰를 꼽고 있다. 최근 1년사이 우리은행은 대출금과 예수금 모두 경쟁사에 밀리면서 금융사고로 인한 평판 하락 영향을 톡톡히 치루고 있다는 얘기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KB국민, 신한, 우리, 하나)의 예수금·대출금 잔액 순위가 올 상반기 바뀌었다. 그간 4위였던 하나은행이 작년말부터 시작해 올 상반기까지 우리은행을 누르고 3위로 올라섰다. 우리은행이 4위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1년 우리은행의 대출금 잔액은 260조4100억원(23.5%)로 하나은행(255조8100억원, 23.1%)보다 5조원 앞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년말 하나은행이 기업여신을 중심으로 대출자산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자, 반대로 우리은행 점유율이 23.2%로 하락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원화대출금이 감소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예수금도 올 상반기 역전당했다. 작년말 286조3100억원(23.9%)였던 우리은행의 예수금 잔액은 올 상반기까지 274조2800억원(23.0)으로 12조원이나 급감했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KB국민은행도 예수금 잔액이 감소했지만 1조원 수준이었다.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이처럼 예수금 잔액이 급감한 적은 없었다.
우리은행의 여수신 잔액이 모두 하락한 배경으로 영업력과 신뢰도 하락이 지목된다. 예수금과 대출은 은행의 핵심 영업기반인 만큼, 우리은행의 성장동력마저도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사고 이후부터 대출과 예금 잔액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선전으로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경쟁은행들이 여수신 잔액을 꾸준히 늘리며 시장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시장 영향력이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올 초부터 은행장 선임 절차가 계속되면서 사실상 상반기 영업에 실패한 점도 영향이 있었다. 은행장이 기업과 가계 여신에 대한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는 작업을 하지 못한 채 공백기간이 길었다는 설명이다.
이 시기 하나은행은 대출금은 물론 예수금까지 3위 수성에 성공했다.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 기준으로는 3위지만 사실상 '1위 같은 3위'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낸 곳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 그룹내 '영업통'으로 불리는 함영주 회장이 취임한 이후 은행의 영업전략도 바뀌기 시작했다. 영업에 강한 은행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전 영업점에 각개전투 전략을 주문하면서 시중은행 중 순이익 1위, 여수신은 4위에서 3위로 끌올리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투자시장 침체 영향으로 저금리성 예금이 상대적으로 늘었다"면서 "기업대출이 늘면서 원화대출금도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우리은행의 예수금 하락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인한 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진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은행으로서 기업 매각 대금은 물론, 최근 고객이 맡긴 돈마저 임직원들이 횡령하자, 금융소비자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우려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KB국민은행의 경우 리테일에 특화돼 있는만큼 주담대 위주 영업을 잘하고 있고,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인수 후에 시장지배력이 커지고 최근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비중을 많이 확대하는 성과가 나오고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최근 연이어 터진 금융사고로 내부통제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두 은행에 비해 여러모로 못미친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측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예수금이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계절성 요인으로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로 인해 예수금이 빠져나갔다"면서 "연말되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