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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지주회장 ‘입김없는’이사회 요구에…KB금융 선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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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3. 12. 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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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지배구조 '모범' 만든 KB vs 뒤늦게 시늉만 한 우리금융
일은 이사회에서, 평가는 지주에서…'독립성' 없던 우리금융 이사회사무국
CEO선임까지 한 달 걸린 KB, 16일 걸린 타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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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위 '주인없는'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투명성에 칼을 들이댔다. 첫 신호탄은 금융지주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다. 이를 위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주 이사회에 CEO(최고경영자)를 견제하는 역할을 강조한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중에선 KB금융지주가 선제적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는 지주 출범 당시부터 이사회 전담 조직을 이사회 산하로 둠으로써 독립성을 확보해 지주회장의 '입김없는' 이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들의 전문분야는 물론 여성 사외이사 인력도 가장 많이 확보해 다양성도 돋보였다. 금융당국은 CEO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최근 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확보해 회장 선임시 검증을 충분하게 했던 것도 KB금융이었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달 들어서야 이사회 전담 조직을 지주에서 분리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늦게 독립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전문성 분야 또한 4대 지주 중 가장 적었으며 소비자나 IT 등이 빠져 다양성 확보에도 부족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중 사외이사를 지원하는 조직인 이사회 사무국을 이사회 산하로 배치해 독립성을 가장 빨리 확보한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 설립 당시부터 이사회 사무국을 지주가 아닌 이사회 산하의 별도 조직으로 뒀으며 해당 사무국장에 대한 평가를 이사회에서 하고 있다. 이사회 사무국장에 대한 선임도 이사회가 담당하고 있다.

해당 사무국이 이사회 산하에 있다는 것은 사외이사들의 독립성 확보와 경영진을 견제한다는 방증인 셈이다. 금융당국이 이사회에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KB금융은 가장 일찌감치 이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또한 사외이사들의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에도 가장 앞선 모습이다. 금감원은 앞서 금융과 경제, 경영 위주의 전문분야에서 벗어나 IT, 소비자, ESG를 전문분야로 하는 사외이사를 보유할 것을 권고했는데, KB금융의 사외이사 전문분야는 총 7개(금융, 경영, 재무, 회계, 법률, IT, ESG/소비자보호)로 4대 지주 중 가장 많았으며 여성 사외이사도 3명이었다. 금융당국에서 KB금융의 이사회 운영 및 지배구조를 두고 '모범'이라고 했던 배경이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 8일 조직개편을 통해서야 이사회 사무국을 지주에서 분리시켰다. 4대 지주 중에서 가장 늦게 독립성을 확보한 셈이다. 신한금융이 2019년, 하나금융이 2021년에 이사회 사무국을 독립시켰다.

우리금융은 전략기획부 산하에 이사회 사무국이 있었다. 사무조직에는 총 3명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평가 또한 사외이사가가 아닌 경영진이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 지원과 연수 등을 담당하는 이사회 사무국이 사실상 CEO의 통제와 지휘를 받고 있었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사무국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해 해당 직원들이 사외이사에 대한 지원을 적시에 하도록 주문했는데, 사실상 이같은 체계가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금융은 해당 사무국에 대한 평가를 이사회가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의 은행지주 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이사회의 독립성을 고려해 '이사회가 성과평가에 참여할 수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전문분야를 살펴보면 금융, 경제, 경영, 회계, 법률, ESG 등 6개 항목이었고 여성 사외이사는 1명이었다.

특히 CEO선임 절차 과정에서도 KB금융의 모범사례가 돋보인다. 금감원은 이번 '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CEO 선임시, 형식적으로 승계 계획을 마련하기보다는 승계 절차 개시 시점을 늘려 장기간 평가를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금융권에서 회장 선임작업부터 승계절차 개시후 최종 후보 결정까지 평균 45일, 숏리스트 확정에서 최종후보 결정까지 11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숏리스트 후보 선정 후 일주일 후에 면접을 보는 관행은 충분한 과정이나 시간을 확보하지 않아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4대 금융지주들의 회장 선임 과정을 살펴봐도 우리금융은 올 1월 18일 회장 롱리스트 선정을 시작해 2월 3일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총 16일이 걸렸던 셈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도 16일 걸렸다.

반면 KB금융을 보면 지난 8월 8일 숏리스트를 발표한 후, 9월 8일 최종후보를 선정했다. 31일이 걸렸다. 4대 지주 중 가장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검증을 제대로 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그동안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발표하면서 금융지주들이 이사회의 독립성이나 전문성, 다양성을 꾸준하게 확보해오고 있다"며 "CEO선임 과정 또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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