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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징집 나선 미얀마 군정…징집 피하려 고국 떠나려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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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2. 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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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ANMAR-CONFLICT-MILITARY <YONHAP NO-3693> (AFP)
미얀마 군정이 징집제 시행을 예고한 가운데 지난 16일 양곤의 태국대사관 앞에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몰린 사람들의 모습. /AFP 연합뉴스
"미얀마군에 들어가면 바보가 된다. 형제나 친구들이 미얀마군에 징집돼 바보가 되어 죽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다들 어떻게든 외국으로 나가려고 한다."

태국 방콕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노동자 A씨(25)는 19일 본지에 "최근 태국으로 나오려는 친척들이나 친구들의 연락을 많이 받는다. 외국에서 일하는 나같은 미얀마 노동자들 모두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 말했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지 4년째를 맞는 미얀마에선 고국을 떠나려는 청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AFP의 지난 17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얀마 양곤 주재 태국대사관에는 1000~20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줄을 섰다. 태국 비자를 신청하려는 인파가 몰리자 대사관 측은 비자 신청인원을 제한하고 번호표를 배부했다. 쪽잠을 자며 며칠씩 기다려 번호표를 받는 이 젊은이들의 행렬은 지난 10일 군정이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은 누구나 2년간 군 복무를 하도록 하는 병역법을 시행한다고 밝힌 후 이어졌다.

일부는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태국 현지매체 더 네이션은 지난 16일 태국 서부 딱주(州) 매솟에서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미얀마 청년 27명(남성 13명·여성 14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군부의 강제징집을 피해 태국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국경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인력송출 같은 정식적인 방법으로 나오기 어려워 관광비자로 나와 불법체류하는 경우도 많다. 이마저도 안되면 몰래 국경을 넘는 것"이라 설명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징집을 위해 해외인력송출업체들에게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으로 취업할 노동자들에 대한 신규 고용계약을 일시 중단하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징집령에 청년들의 두려움과 반발심리도 커지며 일각에선 "군부를 위해 싸우느니 차라리 쿠데타 군부에 맞서는 민주진영의 인민방위군(PDF)에 들어가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재 미얀마 전역에서 징집 대상자 목록을 만들고 있는 군정은 4월 미얀마의 새해 연휴인 띤잔 연휴가 끝나면 징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민툰 군정 대변인은 미얀마 인구 5600만명 중 남성 630만명, 여성 770만명 등 1400만명이 군 복무 자격을 갖춘 대상자라고 밝혔다. 징집 대상은 약 1400만명이지만 미얀마군이 연간 실제로 훈련시킬 수 있는 인원은 5만명에 불과하다. 조민툰 군정 대변인도 성명에서 "적격 연령에 해당하는 0.5%의 사람들에게도 훈련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얀마의 병역법은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은 누구나 2년간 군 복무(45세 이하의 의사 등 전문직은 3년 복무) △국가비상사태 체제에서는 복무 기간이 5년까지 연장될 수 있고 △징집을 기피하면 3~5년의 징역과 벌금형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2010년 제정됐으나 그동안 미얀마군은 모병제로 유지돼 왔다.

전문가들은 군부가 갑자기 해당 병역법을 근거로 징집을 시행하는 것은 그만큼 군부가 수세에 몰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했다. 리처드 호시 미얀마 위기그룹 수석 고문은 "미얀마군은 심각한 인력(병력) 부족에 직면해 있고 이때문에 역사상 처음으로 징병제를 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량·장비 등 보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사기도 저하된데다 탈영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가 이끌던 민선정부를 전복시켰다. 3년 넘게 이어진 군부의 폭정에 현재까지 4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민주진영은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인민방위군(PDF)을 구성하고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도 손을 잡아 군부에 맞서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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