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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32주 전 태아 성감별 금지’ 의료법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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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2. 2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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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태아 성별 정보 접근 권리 필요 이상으로 제약"
2008년에도 성별고지 금지 조항 헌법불합치 결정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임신 32주 이전의 태아 성별을 부모에게 알려주는 행위를 금지한 의료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헌재)의 판단이 나왔다. 해당 조항이 무효가 되면서 앞으로는 임신 주수와 상관 없이 태아의 성별을 의료진에 문의할 수 있게 됐다.

헌재는 28일 이른바 '태아 성감별 금지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20조 2항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태아의 성별 고지를 제한하는 것은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지 않고, 부모가 태아의 성별 정보에 대한 접근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약해 침해의 최소성에 반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의료법 20조 2항은 '의료인은 임신 32주 이전에 태아나 임부를 진찰하거나 검사하면서 알게 된 태아의 성을 임부, 임부의 가족,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료인이 32주보다 먼저 성별을 알려주면 1년 이하 면허 정지와,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이 같은 조항은 헌법 10조로 보호되는 부모의 태아 성별 정보 접근권, 행복추구권, 의료인의 직업수행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심판을 청구했다.

이날 헌재는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알고자 하는 것은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욕구"라며 "심판대상조항이 낙태를 유발시킨다는 인과관계가 명확치 않고,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해 국가가 개입해 규제해야 할 단계는 성별 고지가 아닌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가 발생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이은애·김형두 재판관은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이들은 "남아선호사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 없어 단순 위헌 결정은 태아 생명 보호를 위한 수단 없이 폐지하는 결과가 된다"며 "태아의 성별고지 제한 시기를 앞당기는 것으로 개선 입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헌재는 2008년 임신 기간 내내 성별 고지를 금지한 의료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국회는 2009년 임신 32주부터 성별을 고지할 수 있게 관련법을 개정했다.
김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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