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시가 갈수록 악화되는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엔 중국·인도·파키스탄을 제치고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나쁜 도시로 꼽히기도 했다.
스위스의 대기오염 분석기관인 '아이큐에어 에어비주얼'(IQAir AirVisual)의 데이터에 따르면 하노이시는 4일과 5일 전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나쁜 도시로 꼽혔다. 4일 오후 하노이시의 초미세먼지(PM2.5)는 입방미터(㎥)당 187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고 5일 오전에도 181㎍/㎥을 기록했다. PM2.5는 먼지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대기오염 물질로 폐를 통해 혈류로 유입돼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4~5일 하노이시의 PM2.5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간 지침 기준보다 36배 이상 높은 상태다.
겨울철 '하노이 특산물'이라 불리는 짙은 스모그까지 겹치며 시민들의 불편과 걱정도 커지고 있다. 히엔(35)씨는 본지에 "아이들도 그렇고 온 가족이 목과 코가 아파 실내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짙은 스모그로 가시거리도 짧아져서 출퇴근 길 운전도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타인(51)씨 역시 "평소에도 오토바이 매연과 쓰레기 소각 등으로 공기가 좋진 않지만 4~5일은 부모님이 숨 쉬기 힘들어 하실 정도로 공기가 나쁘다"고 덧붙였다.
공긱1
0
5일 베트남 하노이 주요 지역의 대기오염 현황/IQA AirVisual 캡쳐
4~5일 하노이의 주요 지역의 AQI(대기 질 지수·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기오염 정도에 대한 척도) 지수는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AQI 151~200의 '나쁨'은 일반 대중과 특히 민감한 사람들에게 심장·폐 관련 부정적 영향과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일부 지역은 가장 높은 수치인 '위험'(AQI 301~50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단계는 일반 대중들까지도 건강 상의 매우 부정적인 상황과 다른 병들도 유발할 수 있어 실내에 머무를 것이 권고되는 수준이다.
하노이시의 이 같은 대기 오염의 원인으로는 오토바이와 같은 차량의 배기가스와 사업장 대기오염이 꼽힌다. 2021년 세계은행(WB) 보고서에 따르면 하노이시에 등록된 800만대의 차량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대기 중 미립자 오염의 30%를, 산업활동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30%를 차지한다.
베트남 당국도 가을부터 초봄까지 심해지는 대기오염으로 호흡곤란·가슴통증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증가하자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차량 증가 통제, 노후차량 단속, 나무 심기 등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상황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당국은 대기질이 나쁜 경우(AQI 151~200) 시민들에게 야외활동이나 격렬한 신체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