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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목숨 앗아간 문경화재, 경보기 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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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4. 03. 1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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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조사결과·재발방지 대책
'샌드위치 패널' 구조 피해 키워
신속동료구조팀 별도 운영 계획
사진 (1)
김조일 소방청 차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북 문경 순직사고 관련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소방청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지난 1월 경북 문경시 육가공 공장 화재는 안전장치 불량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화재 당시 공장 관계자가 소방 경종을 꺼놔 119 신고가 늦어졌고, 현장 대원들간 정보공유도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북 문경 공장화재현장 순직사고와 관련한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공장 3층 전기튀김기에서 불이 시작돼 상부의 식용유(982ℓ) 저장 탱크로 옮겨붙으면서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장치인 온도제어기 작동 불량 등 때문에 쌓여 있던 식용유가 발화점(383도)이상으로 가열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사고 2일 전 공장관계자가 화재 발생을 알리는 화재 수신기의 경종을 강제로 정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불이 3층으로 번진 뒤에야 119 신고가 이뤄졌다고 소방청은 설명했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고온의 환경이 형성되는 곳이라 공장의 화재 감지기가 가끔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어 공장 관계자 본인이 경종을 정지시켰다고 진술했다"며 "경찰이 수사 중인 사항이지만 소방시설 정지, 폐쇄 등 부분에 있어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패널(아연·불소 코팅을 한 강판 사이에 충진재를 넣어 만든 것)구조로, 불길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신속한 화재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화재를 키운 식용유에 대한 정보 전달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는 등 현장활동 사항의 공유도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관 순직 경위와 관련해서는 화재 당시 공장 내부에 공장 관계자 5명의 대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위해 건물 양방향으로 진입했고, 당시 3층으로 진입했던 구조대원 4명이 인명검색을 위해 개방한 출입문으로 공기가 유입되면서 공장 내부에 체류해 있던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배 기획조정관은 "화재 진압을 할 때 한쪽으로 열 등을 배출하며 진압과 구조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구획 화재 진압 전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조대원 4명 중 2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했으나, 순식간에 밀려 나온 강한 열과 연기, 붕괴된 천장 구조물 등의 장애물로 구조대원 2명이 고립됐고, 탈출한 2명의 대원들이 동료 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재진입하려 했지만 화염과 열기 때문에 실패했다.

소방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현장에서 대원 안전에 전보다 더 중요도를 두고 진입 여부를 판단하도록 재난현장표준절차(SOP)를 대원 안전 중심으로 전면 개정하고 소방대원이 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안전관리 대원칙'을 명확히 규정해 이행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현장대응 및 안전관리 필수정보 신속 전파를 위해 대상물의 구조, 위험요소, 소방시설 유지관리 등의 정보의 신속 전달을 위해 모바일 전파 등 예방정보시스템을 개선한다. 또 현장소음 및 장비착용시에도 무전통신이 용이하도록 송수신 기능을 개선한다.

건축구조와 시설물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주요 대상물 관리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해 이상 유무를 모니터링하고, 화재 위험성이 큰 식용유 취급 기계·설비에 대해선 제조단계부터 안전기준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할 예정이다.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의 내화시간과 방화구획 등 안전기준은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강화할 계획이다.

소방공무원의 교육훈련 강화를 위해 신임 교육부터 단계별 직무역량 교육의 평과와 인증을 필수화해 소방서장과 지휘팀장 등은 역량을 갖춰야만 보직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바꾼다. 실화재 훈련시설 확충 개소를 기존 8개소에서 9개소로 확대하고 기존 시설 6개소에 대한 보강도 진행한다.

아울러, 실종과 고립 등 대원의 안전사고 발생 즉시 신속동료구조팀(RIT)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별도 RIT팀을 동시에 편성하도록 했다.

인력·예산 확충과 효율적 운영을 위해 소방수요를 고려한 효율적 인력 재배치를 원칙으로 하되 부족 인력에 대해선 구체적 충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소방안전교부세의 안정적 지원 등을 통해 최고 성능의 장비를 확충한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이번 합동 조사에서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꼼꼼하게 챙겼다"며"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문제점을 세세하게 살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하고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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