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물리적 여건 부족…양질의 교육받을 권리 침해"
정부 "소송요건 충족못해…의료개혁, 마지막 골든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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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대 부장판사)는 이날 전공의와 의대생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처분 취소소송의 집행정지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양측은 원고 적격성과 이에 따른 법률상 이익 침해에 대해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전공의·의대생 등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증원 결정으로 "의과 대학 교육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직접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구체적인 배정 처분에 따르면 충북대 의대는 기존 정원 49명에서 200명이 됐다. 이렇게 되면 교육을 시키는 것도,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카데바(실험용 시신) 한 구당 학생 5~6명이 실습을 해왔는데 (증원으로) 30~40명이 되면 전문적인 수술 실습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소송 요건인 처분성과 원고 적격성 쟁점에 대해서도 "2000명이라는 구체적 숫자가 나온 것은 당연히 '처분'에 해당한다"며 "또한 의대를 증원하는 데 있어서 가장 원고 적격자는 의대생이자 수험생으로 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침해당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이들이 바로 법률상 이익을 침해당한 직접적인 당사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증원 결정이 철저한 현장실사와 영향 조사 없이 내린 졸속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정부 측 대리인은 "현재가 의료개혁을 추진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보건의료 위기극복의 가장 중요한 것이 의료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심문기일과 마찬가지로 "신청인들에게는 소송요건과 집행정지 요건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며 "보건복지부의 결과 발표와 교육부의 각 대학에게 의대증원 의사를 묻는 안내에는 처분성이 없고, 이에 처분성이 없는 행위들에 대해선 원고적격을 논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대학들은 시행계획 변경 신청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청인들에게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없고, 원고 적격이 없는 상황에서 과연 손해가 존재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또한 교육 여건에 대해서도 "고등교육법령상 (이상적인) 교수와 학생 비율은 1:4로 현재는 1:1.6에 지나지 않는다"며 "(증원하지 않으면) 1년에 2000명의 의사가 부족해질 것이고, 현재 지역 필수의료 위기 심화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공공복리 차원에서 증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가급적 오는 28일까지 추가 서면을 제출해 달라"며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사안인 만큼 늦지 않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문에 앞서 이 변호사와 최중국 충북의대 교수, 오세옥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회장 등은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및 정원 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교수는 강의실 및 실습 공간, 실습용 시신 등 물리적 여건의 부족으로 의과 대학의 교육 환경이 증원 규모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오 회장 역시 "지역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지역 필수 의료 보장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하는데, 정부와 대통령실은 '2000명'에 대해서 너무나 병적인 집착을 보이고 있다"며 "그 집착에 교육부와 복지부의 이성이 마비돼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에 호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