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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출범… ‘독자핵무장’ 재점화 가능성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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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4. 11. 06. 18:06

미 핵우산 절대 의존에서 '핵자강' 논의
정성장 "트럼프와 '분담금-핵무장' 거래 가능"
수미 테리 "한국 독자 무장 가능성 열려"
갈루치 "한국, 6개월 안으로 핵무장 가능"
USA-ELECTION/TRUMP
당선이 유력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선거 집회에서 아내 멜라니아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연합·로이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확실시 되면서 한국의 '독자핵무장' 재논의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이전부터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 지출이 과하고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해왔다. 한국과 일본 등 핵심 동맹국의 독자 핵무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만큼, 미국의 핵우산에 절대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안보전략에도 커다란 전환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한·미 동맹 정책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동맹국에 쓰이는 지출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핵 비확산·동맹중시 기조의 바이든 행정부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에 주한미군 분담금 재협상 요구는 물론 한·미 연합훈련 축소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억지력의 핵심인 핵폭격기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하며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포했다. 이런 북한의 확고한 태도도 한국의 독자핵무장론에 힘을 싣는 요인 중 하나다. 북한은 최근 노동신문을 통해 "공화국 전략 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영구화하는 데서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는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도 "핵무력 강화노선을 그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비핵화 협상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성장 "트럼프와 '주한미군 분담금-핵무장' 거래 가능"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다탄두 시험을 완성한다면 미국 스스로도 기존의 MD(미사일방어체계)로는 막기 어려워지는 것"이라며 "유사시 미국이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랜B로만 고려하고 있던 자체 핵무장 옵션을 앞으로 치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 정부에서도 이미 두 명의 장관급 인사와 차관급 인사가 독자 핵무장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 간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외교안보 옵션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정 센터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연합훈련 축소,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청 등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면, 우리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그걸 받아내기 위해 트럼프 측과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의 경우 과거 한국의 핵무장 용인 의사가 있었기 때문에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다면 기회의 창이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美 한반도 전문가, 전 북핵특사도 "한국 핵무장 6개월 안에 가능"

지난 5월 제주포럼에 참여한 '한반도 통'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과 전 북핵특사로 활동한 로버트 갈루치 박사도 한국의 독자핵무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당시 테리 연구원은 본지 인터뷰에서 "워싱턴에선 (트럼프가 당선되면) 한국에 있어서도 (군사적인) 모든 옵션이 다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외교안보 고문으로 활동한다면 핵무기 등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무장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은 열린다고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버트 갈루치 전 특사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아예 한국의 핵무장 준비 기간까지 못박아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국과 일본은 6개월 안에 핵무장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넘어 준비 기간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실제 워싱턴에서 이 같은 논의가 수면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사람들은 북한이 미국 때문에 핵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중국도 크게 의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고 하면 생각보다 반발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오히려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과거부터 말해왔다"며 "내가 북핵특사로 북한 대표와 협상할 때도 그런 소리를 직접 들었다. 유사 시 중국의 개입을 북한이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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