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성과
디지털 부문도 AI 등 역량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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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 사장이 한화생명에서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글로벌책임자(CGO) 등을 역임하면서 경영 능력 입증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김 사장은 그동안 다른 형제들과 달리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지는 않았다. 형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그룹 전면에 나서 후계자 역할을 하고 있고, 동생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도 공격적인 경영 활동에 나서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금융산업이 일반산업과 달리 보수적인 곳인 만큼 눈에 띄기보다는 우직한 소처럼 천천히 걸어 만리를 간다는 '우보만리(牛步萬里)'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향후 한화의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김 부회장이 방산·에너지, 김 부사장이 유통 사업을 각각 나눠가지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김 사장은 2015년부터 한화생명에서 근무해왔는데, 한화생명은 한화 금융계열사의 중간지주사 격이다. 한화생명을 주축으로 지배구조가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룹 지주사인 (주)한화→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자산운용·한화저축은행 등으로 지배력이 이어지고 있다. 김 사장이 직접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은 0.03%에 불과하지만, (주)한화 지분 2.14%를 보유하고 있다. (주)한화 지분을 14.9%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지분을 25%를 들고 있기도 하다.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회사 지분을 통해 금융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투자회사와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인공지능(AI)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에 전문성을 가진 SBVA(전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와 AI 및 ICT 분야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홍콩에 거점을 둔 운용사인 셀라돈 파트너스와는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한화생명의 CGO인 김 사장도 함께했다. 김 사장은 수년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왔는데,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하며 파트너십 체결 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이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배경에는 김 사장이 있는 셈이다.
실제 김 사장이 지난 2023년 2월 한화생명의 최고글로벌책임자로 선임된 이후 잇따라 글로벌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3년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인수, 2024년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40% 매입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75% 매입 SPA 체결 등이 대표적이다.
김 사장이 글로벌 확장에 적극 나서는 건 생명보험업계가 성장 정체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삼성생명에 이어 업계 2위로 평가되지만, 앞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이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배경이다.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향후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화 금융 계열사들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김 사장의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김 사장의 주목하는 게 글로벌이라면, 이에 앞서서는 디지털 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냈다. CDO를 역임하면서 한화생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김 사장은 특히 AI에 주목했는데 보험 밸류체인 내 AI 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한화생명AI연구소 등 AI 조직을 구축하는 한편 인재를 영입하고, 보험업과의 연계를 추진했다.
특히 최근 보험업계에도 AI를 보험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등 화두로 떠오른 상황이다. 보험업에서도 AI 등 디지털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화 AI 센터'를 개소한 것도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본격적으로 김 사장의 색깔내기가 시작된 만큼 향후 추가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주요 거점 국가들을 통해 해외 유수의 금융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등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