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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내가 탄 항공기에 힘이 센 승무원이 타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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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4. 1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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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2] 이스타항공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비상 탈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비상 탈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이 항공사 최초로 채용 과정에 체력 테스트를 도입했습니다. 사실 놀라운 부분입니다. 그간 항공사 승무원들은 모두 일정 수준의 체력이 검증됐다고 내심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알아보니 자체 테스트가 아닌 '국민체력100 인증서'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스타항공은 윗몸 일으키기, 오래달리기, 높이뛰기에 위기 상황에 필수인 목소리 데시벨까지 직접 체크하고, 여기에 미달하면 합격할 수 없도록 채용 과정을 개편했습니다. 게다가 간호학 관련 전공자도 우대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항공기 탑승이 단순하게 교통수단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내 서비스 및 환대하는 태도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이 때문에 승무원들의 외모와 승객을 대하는 자세가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고들로 승무원들이 위기 상황에서 승객들을 통솔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더 까다롭게 검증돼야 하는게 아닌지하는 물음표도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기내 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비상탈출 시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돕고 지시해야 하며, 기내 난동 승객을 재빨리 제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우리보다 항공 탑승이 더 보편화 된 미국의 경우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약 113㎏의 카트를 당기고 밀수 있는 힘이 있는 자'가 객실 승무원 지원 자격 요건입니다. 일본의 일본항공(JAL)에도 체력 측정이 있습니다. 윗몸 일으키기, 4㎏ 공을 안고 앉았다 일어서기, 가슴까지 들어올리기, 머리 위에서 유지하기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외항사를 탈 때 우리나라처럼 매우 상냥하고 준수한 외모의 승무원들 보다는 나이가 좀 있는, 즉 경력이 있는 사람들도 다수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승무원은 이착륙시 지켜야 하는 안전 사항에 대해 다소 고압적으로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우리 항공 문화와는 결이 다르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항공산업의 본질을 고려하면 어느 편이 더 적절한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타고 있는 항공기에 영화 '범죄도시'에 나오는 마형사(마동석 분) 같은 승무원이 타고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봤습니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거나 갑자기 비상문을 열려는 승객이 나타나도 마음 놓일 것 같고, 화재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안전을 위한 지시를 따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스타항공의 채용 실험이 항공업계 전체에 새 바람으로 작용해 당연한 과정으로 정착되길 바랍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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