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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신창재 숙원 금융지주사 전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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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5. 04. 28. 16:00

일본 SBI홀딩스와 지분 50%+1주 인수 계약
2026년 말까지 9000억원 투입해 지분 인수
지주사 전환에 맞춰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교보생명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저축은행업에 진출한다. 비보험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금융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금융지주사 전환은 신창재 회장의 숙원이다. 교보생명이 지난 2023년 금융지주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지만, 풋옵션 분쟁이 이어진 탓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교보생명은 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향후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오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일본 종합투자금융그룹 SBI홀딩스로, 현재 자사주 14.77%를 제외한 8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단계적으로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우선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은 다음 하반기 중으로 30%(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감안한 실제 의결권 지분 35.2%)의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다. 이후 금융지주사 전환에 맞춰 2026년 10월 말까지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이다.

교보생명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2027년 이후에도 당분간 공동 경영을 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건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다. 교보생명은 산하에 교보증권과 교보악사운용,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교보자산신탁 등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저축은행이나 손해보험사, 캐피털사 등의 계열사가 없어서다. 이에 교보생명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1~2년 전부터 손해보험사, 캐피털사, 저축은행 등 인수 대상을 물색해 왔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 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3년과 2024년에 경기 침체 속에서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부동산PF발 리스크가 확산되기 전인 2021년과 2022년엔 3000억원대 순익을 거두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고객 접점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교보생명 앱(230만 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앱(140만명)를 합쳐 총 370만명의 금융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대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해 금융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1조6000억원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SBI저축은행의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금융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온 교보생명과 SBI그룹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회장과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SBI그룹은 앞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9.05%를 매입하며 신 회장의 풋옵션 분쟁 마무리를 도왔다. SBI그룹은 교보생명 지분을 향후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기도 하다.

이번 거래를 통해 양사는 단순한 금융투자 관계를 넘어 미래 금융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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