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현금흐름 중시' 새로운 상품 출시
"연금 솔루션 등 차별화된 가치 제공"
|
올해 3월 기준 운용 자산규모는 58조 5000억원,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은 7위 수준이지만 사실 'ETF의 원조'는 키움운용으로 평가된다.
키움운용은 국내에서 ETF가 도입된 2002년, KOSEF200을 상장시킨 바 있다. 당시 키움운용의 KOSEF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200은 라이벌 구도를 이뤘다. 지금이야 ETF시장이 개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지만, 도입 초기에만 하더라도 기관(70%)과 외국인 투자자의 수요가 컸다.
정부 주도 아래 자산운용사들은 외국자본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ETF 출시를 준비했는데 당시 삼성운용은 현 블랙록의 아이셰어스와, 키움운용은 SSGA(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와 함께했다. SSGA는 미국 최초의 ETF운용사로, 키움운용이 사실상 ETF의 원조격인 운용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ETF원조'로 불린다.
지난해 3월 김기현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키움자산운용은 ETF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 초 ETF 브랜드명을 'KIWOOM'으로 바꾼 데 이어 ETF운용본부를 신설했다. 비슷한 시기 ETF업무만 약 18년을 해온 'ETF전문가' 이경준 본부장(상무)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키움자산으로 합류했다. 과거 이 본부장과 삼성자산운용에서 근무했던 디지털 마케팅 인력도 충원됐다. 오는 6월 선보일 커버드콜 ETF 상품에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하기 위해서다. 키움운용은 대중들이 국내 ETF시장에 유입된 만큼 중위험성향 상품을 다음 달 내놓을 방침이다.
이경준 본부장은 18일 전국 12대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와 만나 "과거 모험 성향이 강했던 투자자들과 달리 지금은 '대중'들이 ETF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그만큼 ETF상품이 '국민 재테크'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변한 ETF시장에서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고위험 테마주 투자를 권하는 점은 우려스럽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나스닥100, S&P500 상품도 실제로는 투자위험등급 2등급인 고위험 상품이다. 대중들의 투자성향인 3등급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신규 투자자 유입이 계속되면서 국내 ETF시장은 평균 투자 성향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안정적, 중위험상품 제공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재무관리 목적인 노후보장, 안정적인 생활과 연관된 ETF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월 배당상품인 커버드콜 ETF나 손실을 보전해 주는 버퍼형 ETF가 급성장한 배경도 이미 장기 적립식 투자를 경험했던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하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도 은퇴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퇴자들은 장기투자보다 현금흐름에 더 니즈가 있기 때문이다.
키움운용이 다음 달 출시할 상품도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를 위한 중위험상품이다. 이 본부장은 "연금 솔루션, 노후 문제, 단기적으로는 안전한 투자 상품 등 고령화된 인구 다수가 요구하는 니즈에 답을 주고 싶다"며 "차별화된 가치를 통해 키움운용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주식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장기적인 우상향을 증명한 주식시장은 미국이 유일하다"며 "현재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투자의 핵심은 미국 자산인 만큼 글로벌 대형 우량주 중심 포트폴리오를 통해 위험관리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본부장은 자산운용사들 간 유사상품을 쏟아내는 전략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ETF시장은 '패스트 팔로워'전략으로, 약속한 듯 유사상품을 쏟아내는데 이렇게 되면 중소형사들이 새롭게 개척하는 영역에 대한 건전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수수료 인하 문제도 이와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산운용사들 간 일종의 신사협정이 필요하다"며 "ETF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다양성을 위해선 과열경쟁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ETF시장의 다양성이 강화될 수 있는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면서 "중소형사의 신상품 아이디어에 대한 보호조치, 소규모 ETF의 상장폐지 절차가 간소화되는 등 질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