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나오시마·K-Food 등 구체화
대선 전 기업 의지 보여줄 적기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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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세상에 내놓은 사회적 아이디어 '메가 샌드박스'를 구체화할 방안이 현실에 나왔다. 특히 지역소멸과 저성장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산업군을 중심으로 아이디어가 도출됐다.
최 회장은 매 공식석상에서 메가 샌드박스를 강조하며 단순한 기업인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새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 국가 차원에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한다는 기업들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딜로이트 컨설팅과 공동으로 연구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지방혁신 레시피, 메가 샌드박스' 보고서를 발표해 전국상의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에서 유래된 메가 샌드박스는 규제 혁신을 넘어 교육, 금융, 인력, 세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이양 등을 통해 대한민국의 구조적 난제들을 풀어낼 솔루션을 뜻한다.
그중에서도 최 회장은 '서울민국'을 탈피하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 창출되면 인구가 유입되고 교육·주거 등 정주여건도 개선돼 지역소멸과 저출생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보고서에서 대한상의는 최 회장이 언급한 방안을 기반으로 180개의 아이디어를 만들고, '레시피'라는 콘셉트를 더해 총 12개의 메뉴판으로 구체화했다. 제조+AI를 시그니처 메뉴로 삼고 첨단 모빌리티, 한국형 나오시마, K-Food 등 각 지역이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산업을 소개했다.
일례로 주요 지방산업단지에 제조업과 AI를 결합하면 AI 접목 효과가 클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울산(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창원(기계, 부품, 원자력), 포항(제철, 2차전지), 광양(제철), 여수(석유화학) 등 주요 기간산업이 밀집한 산단 및 특구지역이 제조AI를 추진해 볼만한 주요 후보지로 꼽았다.
보고서는 앞으로 동행에 나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의 지침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대한상의는 대선을 앞둔 지금이 기업과 전문가, 정부, 국회, 지자체 간 활발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적기라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진행된 '국회 미래산업포럼'에서도 "대구는 스마트 파워 형태의 메가 샌드박스를, 울산은 제조 AI를 만들 수 있는 샌드박스 형태를 해야 한다"는 등 직접 지역을 예시로 들어 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각 정당에서 지역-산업-인구 등을 연계한 권역별 메가시티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데 정작 민간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창구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새 정부도 신산업, 지역소멸, 인구 감소, 저성장 등의 이슈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일 것이다. 74개 전국 상공회의소에 기반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러한 논의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