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플랫폼·VPN·법적 요건에 처리 지연
“피해자 보호와 수사 함께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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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안내 등을 종합하면 참사·사건·사고 피해자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모욕성 게시물 수사는 통상 신고나 고소에서 시작된다. 신고인이 게시물 주소, 화면 캡처, 작성자 닉네임, 게시 시각 등을 제출하면 경찰은 이를 토대로 게시물의 존재와 내용을 확인하고 작성자 추적 절차에 들어간다.
수사는 게시물이 언제,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올라왔는지를 특정하는 단계에서 출발한다. 원문이 삭제된 경우에는 피해자가 확보한 캡처 자료와 URL, 게시 시간 등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다만 캡처본만으로는 게시물 원문이나 작성 계정 정보를 곧바로 확인하기 어려워 플랫폼을 통한 자료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국내 플랫폼의 경우 수사 절차에 따라 계정 정보와 접속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비교적 가능하다. 그러나 계정 정보가 곧바로 실제 작성자 특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타인 명의 계정이나 공용 인터넷망, 해외 이메일, 동일 닉네임 사용, 계정 탈퇴 등이 얽히면 작성자를 특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해외 서버를 거친 경우 수사는 더 복잡해진다. 접속 기록이 남아 있더라도 실제 접속 위치를 특정하기 어렵고, 해외 사업자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해외 플랫폼은 자체 신고 절차를 운영하지만, 게시물 삭제와 형사 수사를 위한 작성자 신원 확인은 별개의 문제다. 플랫폼이 약관 위반을 이유로 게시물을 삭제하더라도 작성자 정보 확보가 늦어지면 형사 절차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SNS나 익명성이 강한 메신저를 통한 유포는 수사 난도가 더 높다. 수사기관이 자료 제출을 요청하더라도 사업자의 협조가 제한적이면 최초 유포자나 작성자를 특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대화방이 폐쇄된 뒤에는 유포 경로를 추적하기도 쉽지 않다.
법리 적용 과정에서도 쟁점은 적지 않다. 온라인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법상 비방 목적과 사실 또는 허위사실 적시 여부, 피해자 특정 가능성 등이 주로 검토된다. 모욕죄 역시 표현의 경위와 맥락, 피해자 특정성 등이 판단 대상이 된다. 현행법상 사자명예훼손죄는 규정돼 있지만, 고인을 모욕하는 표현 자체를 폭넓게 처벌하는 별도의 사자모욕죄는 없다.
전담 수사 체계가 모든 악성 댓글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도 아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대형 참사와 사건·사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2차 가해 범죄 전담 수사 체계를 마련했다. 다만 전담 수사 대상은 대형 참사와 재난 관련 2차 가해 범죄가 중심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참사와 대형 재난 관련 2차 가해를 수사한다"며 "강력사건까지 포함하면 너무 많아 일반적인 모욕·명예훼손 혐의 수사로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리 기간도 통상 3개월 정도지만, 사건이 많거나 수사 내용이 복잡하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삭제 절차도 수사와 별도로 움직인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는 권리침해 정보에 대한 심의와 삭제 요청 절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2차 가해 게시물을 별도로 구분해 자체 모니터링하지는 않는다. 피해 당사자가 신고하거나 경찰 등 관계기관이 요청해야 절차가 진행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2차 가해라고 해서 별도의 수사 기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며 "해외 플랫폼은 국내와 시간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2차 가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확산되는 범죄인 만큼 플랫폼 측에서 책임지고 걸러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