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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경제분야 최고학자인 유승훈 교수와 에너지산업분야 이재호 전문기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 흥미진진함을 더했고 그래프와 도표를 충분히 활용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첫장에서 저자는 트럼프의 에너지정책과 트럼프 사람들, 파리협정에 대해 살펴본다. 취임 당일부터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한 트럼프는 "미국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석유·천연가스를 충분히 생산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다시 제조업 강국이 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무조건 값싼 석유·천연가스'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데 있다.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을 추구하는 트럼프 정책의 일환으로 그의 에너지 정책을 조명한다.
트럼프에게 기후위기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나는 인위적인 요인 때문에 기후가 바뀌었다고 믿지 않는다", "미국민 4000만명 이상이 빈곤하게 살고 있는데 어떻게 가장 큰 근심이 기후변화인가", "지구온난화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없다. 앞으로 500∼600년 안에 바다가 4분의 1인치 정도 상승할 뿐"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대해서도 "미국에 '불공정한 부담'을 지운다"고 치부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트럼프가 취임 첫날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것은 너무 당연하다. 트럼프의 이런 생각은 앞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정교해지고 완고해질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2기 정부는 2026년 정부예산안을 수립하면서 바이든 정부시절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만들었던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과 관련된 예산 152억달러를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이 없어지면 전기차 구매보조금 7500달러가 취소되고 탄소포집기술 보조금도 폐지되며 친환경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가 완전히 사라진다.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면서 이에 불만을 지닌 국가들이 늘어났다. 또 미국의 움직임을 보면서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의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하지만 '트럼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계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2.0 시대에 직면해 있는 우리는 에너지안보, 탄소중립, 성장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한다. 3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어느 하나를 일방적으로 포기할 수는 없다. 이 책은 현시기에 적합한 에너지 대책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