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해지는 귀신 등 아기자기한 캐릭터 묘사 인기
다양한 장르의 결합도 '더 젊은 사극' 열풍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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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6일 방송된 '귀궁' 9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10.7%를 기록해, 드라마 성공의 기준으로 일컬어지는 '마(魔)의 10%' 대를 돌파했다. 다음날 10회는 9.8%를 기록했는데, 이 같은 수치는 주말 드라마들 가운데 KBS2 주말극 '독수리 오형제를 부탁해'(18.6%)에 이어 2위에 해당되며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6.6%)과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6.1%)을 모두 앞서는 성적이다. 중·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KBS2 주말극이 완성도와 관계없이 20여년 동안 토·일요일 오후 8~9시 대를 관례적으로 수성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주말 안방극장의 실질적인 승자는 '귀궁'이란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근거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무녀 '여리'(김지연)와 이무기 '강철'(육성재)이 궁궐에서 겪는 기묘한 사건을 로맨틱 코미디와 판타지, 오컬트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시각에서 다룬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원동력으로는 기존의 사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참신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캐릭터 설정이 우선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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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출자인 윤성식 감독은 지난달 1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귀신도 죽기 이전에는 삶이 있었고 절절한 사연을 가진 인격체였기 때문에, 연민하고 한을 풀어줘야 하는 대상으로 접근했다"면서 "시청자들이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렸다"고 밝혔다.
하철승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귀신의 외모와 성품이 해원(解怨)의 과정을 거치면서 선하게 바뀌는 모습은 이전의 공포 사극에선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따지고 보면 귀신을 '절대 악(惡)'이 아닌 억울함을 풀어줘야 하는 존재로 인식해 왔던 우리의 오랜 민속 신앙에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며 "다양한 장르의 효과적인 결합도 보는 이들의 재미를 배기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미스터리 멜로 사극 '탄금'까지 포함해, 더 젊어진 사극이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