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고효율 중심 제품으로 공략
美 시장 14억 달러… 年 5.6% 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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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는 CSC와 상업용 세탁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LG전자가 CSC에 생활가전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SC는 북미 전역에서 약 150만대의 상업용 세탁기·건조기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아파트 등 대형 주거 시설을 비롯해 호텔에 설치된 공용 세탁실과 코인 세탁소 등을 대상으로 세탁장비를 판매한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지 최대 규모 기업의 유통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 역시 "상업용 세탁기 시장에서 방대한 인프라를 보유한 CSC를 고객사로 확보해 점유율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2008년 북미 상업용 세탁기 시장에 첫 발을 뗀 이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입지를 키워왔다. 진출 3년 만인 2011년에는 상업용 세탁 설치·공급 기업 '코인맥'과 세탁 전문공간 '론드리 라운지'를 선보이며 사업을 확대하고, 현지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서도 제품과 기술력을 알리는 데 집중해왔다. 지난해에는 북미 전역에서 상업용 세탁기 렌탈 사업을 운영하는 '워시'와도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북미 상업용 세탁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억3000만 달러(2조440억원)에서 오는 2029년까지 연 평균 5.6%씩 성장이 예상된다. 북미 지역의 경우 다가구 건물에서 공용 세탁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상업용 세탁기 수요가 크다. LG전자도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대용량·고효율 중심의 제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탁통의 진동과 회전을 정교하게 감지해 최적의 움직임으로 세탁 시간을 단축하거나, 벨트 없는 인버터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등을 적용해 유지 보수 편의성을 높인 것이 차별점이다. 북미 전역에서 1900곳 이상의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며, 상업용 세탁기 전용 앱도 제공 중이다.
이번 파트너십에 힘입어 북미 B2B 생활가전 시장 내 입지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점쳐진다. 북미 지역은 지난해 LG전자 전체 매출의 26%(22조8959억원)를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B2C 수요가 둔화 흐름을 보이는 추세다. 반면 B2B 시장의 경우 계절적 영향을 덜 타는데다 장기적인 매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돌파구로 주목 받고 있다. LG전자가 자체 집계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북미 생활가전 시장 규모는 400억 달러(55조4320억원)로, 이 중 20%가 B2B에서 발생한 점에 비춰보면 추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
앞서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IS 2024' 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북미 B2B 생활가전 시장 톱3를 달성하겠단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