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노조 요구도 까다로워질듯
"호황 흐름 이어가고자 재빠른 협상 타결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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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을 위해 노조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 시작으로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이상균 사장이 함께한 임금교섭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뒤이어 21일에는 한화오션 노사가 향후 임금 협상에 대한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현장에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2023년 처음으로 현장직 노조가 만들어진 삼성중공업 역시 조만간 상견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임단협은 조선사들의 최대 과제 중 하나입니다. 업계에 강성노조가 자리하면서 협상 타결까지 족히 20~30차례 협상이 이뤄지고, 봄에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겨울 무렵까지 계속되기도 합니다.
바로 직전해에도 이들의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9월, HD현대중공업은 11월이 돼서야 교섭을 마무리했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파업도 지속됐습니다.
더욱이 올해는 조선사들의 역대급 실적으로 노조 측에서 대폭 인상된 임금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만 43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습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7052억원)의 절반 가까운 이익을 3개월 만에 기록한 것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적자를 거듭해온 한화오션 역시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벌여들였습니다. 즉, 노조의 강도 높은 압박은 이미 예정된 바입니다.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올해 노사간 관계가 비교적 원만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적인 예로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HD현대중공업 노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노사 관계자들과 협력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평소 회사를 상대로 공격적인 표현이 다수였던 노조에서도 '환영한다', '방문을 고맙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임금 협상이 지연되고, 이에 따른 노조 파업이 진행된다 해도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 합니다. 수천명에 달하는 조선소 근무자 중에서도 노조원이 일부에 그치고, 심지어 파업 시 그 인원은 더 적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파업에 따른 어수선해질 회사 분위기, 노사 갈등에 따른 사업 진행 차질, 언론과 대중의 부정적인 시선 등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가 아니더라도 좋지 않은 영향이 뒤따른다는 것이죠.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 한국 조선업계에 협업의 손을 내밀면서 회사 관계자 외에도 대중마저 조선사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목이 집중된 지금, 노사 모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관심과 업계 활기를 계기 삼아 갈등보단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