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HBM시장 점유율 68% 상승세
美, 반도체 대중관세 강화는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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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6세대 제품인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점쳐진다. 올해 HBM 총 출하량은 300억 GB(기가바이트)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며 하반기부터 HBM4가 시장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이에 맞춰 엔비디아는 GB300을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 GB300은 AI 서버 성능 극대화를 목표로 설계된 신형 GPU다. 이전 세대보다 연산 처리 능력과 메모리 대역폭이 크게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엔비디아의 GB300 출시에 따른 최대 수혜주는 SK하이닉스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 GB300용 HBM3E 주요 공급 물량을 선점한 상태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HBM3E 12단 출하 비중은 전체 HBM 물량의 절반을 넘어선다. 1분기 기준 전체 HBM 시장 점유율도 68% 이상으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D램 1b 나노미터(㎚) 공정을 기반으로 한 HBM4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올해 양산에 돌입해 GB300 후속 GPU나 다양한 AI 엣지 기기에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근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5'에서 HBM4 12단을 제품을 선보였고,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16단 제품 로드맵도 함께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샘플을 확인한 뒤 "정말 아름답다"며 "HBM4를 잘 지원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에 한정돼 있던 AI가 엣지로 확산되면서 메모리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레거시 제품 수요 감소나 국가 간 AI 제재로 공급망 이슈가 발생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AI 성장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미국 상무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및 부품에 대해 관세를 강화한 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내 후공정 거점을 두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입장에서는 대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미국 산업안보국(BIS)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자사 제품이 과도한 규제나 관세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처럼 불확실한 업황에도 SK하이닉스의 HBM 리더십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앞당겨진 레거시 D램·낸드 수요의 하반기 지속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높은 HBM 시장 점유율은 유지될 것이며, AI GPU 신제품 출시와 탑재량 확대가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HBM4의 첫 양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며 시장 선두두자로서 초기 HBM4 시장에서도 주도적 입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