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배터리 조기 개발·상용화 총력
대규모 투자에도 현금자산은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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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최근 경영 기조를 보면, 단기적 관점의 깜짝 실적 개선 보단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경쟁력 구축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전기차 캐즘이 물러나는 시점, 시장 주도 키를 쥐고 있는 건 '차세대 배터리'일 수 있다. 불황에 힘들게 버텨내는 것 만으론 다음 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렇게 회사는 다음 시장을 준비하면서도, 불황을 견뎌내야 하는 힘든 미션을 풀고 있다.
최근 이석희 SK온 대표는 "배터리 산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R&D(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하며, 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올 1분기 SK온은 R&D 비용을 지난해 동기 대비 10% 늘린 776억원을 사용했다. 앞으로 5년 내 SK온의 청사진이자 과제는 전고체 배터리 조기 개발과 상용화다.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온은 2028년 이후 전고체 배터리 조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등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으로 각각 2028년과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중이다.
이 외에도 파우치 제품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해 건식 공정 등의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파우치 제품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미드니켈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건식 공정은 제조 공정이 단순해지고 건조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설비투자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는 특징이 있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현금 자산은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SK온의 1분기 별도기준 현금자산은 총 1조679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원가 절감도 진행 중이다. 미국 관세 정책 변동의 영향으로 원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당분간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원재료를 조달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음극재는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주가 이어지는 건 청신호다. 올 초부터 SK온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의 공급 업체로 선정돼 오는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약 20기가와트시를 공급하며, 닛산과의 공급계약을 체결해 2028년부터 2033년까지 99.4기가와트시를 공급한다. 해당 수주 물량은 닛산이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에서 생산 예정인 북미시장용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되는 것으로, 북미지역의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SK온은 미국에서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의 켄터키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조지아주에서 짓고 있는 합작공장 가동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공장에 필요한 인력 채용 및 교육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