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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 한국 사진사의 보고’ 서울시립사진미술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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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05. 28. 14:38

국내 첫 사진 특화 공립미술관...10년 준비 끝에 창동서 새 출발
사진 예술의 시작을 조명하는 자리<YONHAP NO-3033>
28일 서울 도봉구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열린 개관 특별전 '스토리지 서울'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29일 서울 도봉구 창동에 개관한다. 국내 최초의 사진 매체 특화 공립미술관으로 140년에 걸친 한국 근현대 사진사의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보고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의 분관이다. 연면적 7048㎡,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10여 년간 공들여 준비한 결과물로 그동안 2만여 점의 소장품을 차곡차곡 수집해왔다. 전시실 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위한 교육실과 암실, 포토라이브러리, 포토북카페 등 방문객들이 사진의 영향력과 예술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시설들을 갖췄다.

건축 설계는 오스트리아 건축가 믈라덴 야드리치와 한국의 일구구공도시건축(윤근주 건축가)이 공동으로 맡았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인 사진의 픽셀에서 영감을 받아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을 완성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질 정도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경. /서울시립미술관
개관 특별전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에서는 한국 예술사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거장 5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29년 한국인 최초로 사진 개인전을 연 정해창,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 남은 고통의 흔적을 사진으로 담아내며 한국 리얼리즘 사진을 개척한 이형록과 임석제, 한국 초기 페미니즘 운동을 주도한 박영숙, 구상적인 풍경을 동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촬영한 조현두 등 우리나라 사진예술의 초석을 다진 5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다.

박영숙
박영숙, NEW MASK, 1963/2021, 젤라틴 실버 프린트, 44ⅹ29.8cm,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소장
특히 박영숙 작가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여성 사진가로서 한국 현대 사진사와 페미니스트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그는 1999년 시작한 '미친년 프로젝트'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여성의 신체를 작업 전면에 내세워 사회적 억압과 성적 권력구조에 강력한 문제제기를 해온 그의 도발적인 작품들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또 다른 개관 특별전 '스토리지 스토리'는 색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원성원, 서동신, 오주영, 정멜멜, 정지현, 주용성 등 동시대 작가 6명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건립 과정 자체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창동 지역의 역사와 장소성, 건설 과정에서 사용된 건축재료, 미술관 소장품의 시각적 인상까지 모든 것이 작품의 소재가 됐다.

사진 거장 5인의 대표작이 한자리에<YONHAP NO-3032>
28일 서울 도봉구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열린 개관 특별전 '광채(光彩): 시작의 순간들'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전시와 프로그램, 깊이 있는 연구와 수집·보존 활동을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새로운 사진예술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사진의 의미와 가치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지금,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개관은 한국 사진예술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북서울미술관과 함께 서울 동북권의 또 하나의 문화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가장 유연하고 대중적인 매체인 사진을 매개로 시민과 소통하는 공간이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미술관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모든 전시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8월까지는 매주 주말과 공휴일마다 미술관 소장품과 건립 과정에 대한 전문가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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