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피해 네팔에 ‘저탄소 벽돌’
“온실가스 감축…공기업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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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지난달 29일 공공부문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수소를 이용한 대규모 SF6 분해설비를 개발했다. '프레온 가스'로 불리는 SF6은 전력 개폐기 등 고전압 설비에 널리 쓰인다. 전기를 통하지 않는 특성 덕분에 전력 송전 장비의 절연체로 사용되며 회로 차단 장치인 스위치 기어에서 흔히 쓰인다. 에너지 전기화로 인한 전력망 확장 정책에 따라 SF6의 수요도 급증했으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교토의정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SF6을 6대 온실가스로 규정했다. 이중 SF6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약 2만4000배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SF6은 산업계에서 점점 퇴출되고 있는 추세다.미국 환경보호청은 SF6이 적용된 장비는 밀폐 절연 구조로 설계됐지만, 제조·설치·폐기 등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 국가철도공단 등 고전압 설비 운영 기관에서 SF6의 대체 및 안전한 처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서부발전은 한전과 기술개발을, 철도공단은 SF6 공급을 맡아 2023년부터 공동 연구를 추진해왔고 이를 성공시켰다.
서부발전에 따르면 이 설비는 기존 액화석유가스 기반 처리기술을 수소 기반으로 고도화해 SF6을 99% 이상 분해할 수 있는 세계 첫 기술이다. 엄경일 서부발전 기술안전본부장은 "SF6 문제는 단순한 산업 폐기물이 아닌 기후위기 대응 과제"라며 "공공기관 협력을 통해 세계적으로도 드문 고효율 온실가스 분해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서부발전은 개발도상국 지원을 통한 국제 감축 실적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네팔을 대상으로 저탄소 벽돌 제조 사업을 추진 중이다.네팔은 지난해 규모 6.4의 강진으로 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3만5000여채의 주택이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다. 벽돌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연간 50억장이 생산되는 네팔의 벽돌산업은 대부분 석탄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저탄소 벽돌'이라는 대안을 들고 현지로 향했다. 고화제와 폐기물 재료를 활용한 이 벽돌은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도 경화되는 방식으로,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또 네팔 내 20개 이상 벽돌 제조설비를 설치,운영하고, 10년간 약 9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파리협정 제6.4조에 따라 유엔이 인증하는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아, 향후 국내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이전, 활용할 수 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 온실가스 감축 효과로 연결시키는 것이 공기업의 사명"이라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감축 사업을 통해 ESG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