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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기동 “ESG 관점 사업이 핵심… 최대 화두는 친환경·지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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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5. 06. 08. 18:01

인터뷰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1년… 이기동 대표
조선업 호황 속 주가 18만원대 유지
M&A·물류 인프라 확충 등 정조준
2023년 기준 5년 내 매출 2배 자신감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최근 일본 현지 협력사와 친환경 선박 개조 공사와 관련한 협의를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출장이 있으며, 매주 40~50명의 직원들이 현지에서 직접 소통하고 있다. /제공=HD현대
HD현대그룹의 슈퍼루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1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16만390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18만원대를 오가고 있다. 증시가 어려운 와중에도 시장의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조선업이 호황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의 말을 빌리면 전세계 바다에는 늘 선박이 떠 있고, 이에 따른 선박 유지보수 수요가 있어 업황에 따른 리스크 자체는 크지 않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을 개조하고 보수하는 사업을 핵심으로 한다.

이기동 대표의 비전은 더 크고 멀리 있다. 단시간 내 전 세계 산업계를 휩쓸 친환경 관련 규제를 완벽히 정복하고 이에 따른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 대표가 직접 매달 해외에 직접 나가 현지 협력사들과 씨름하는 이유다. 현재 HD현대마린솔루션의 최대 화두는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이다. 이와 관련한 기술을 선점해야 전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난 2일 진행된 이 대표와의 인터뷰는 이 대표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직후 진행됐다. 이 대표는 5월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현지 협력사와 친환경 선박 개조공사와 관련한 협력 및 구매 협의를 위한 길이었다. 그는 "친환경 개조공사는 여러 업체와 긴밀히 조율해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현지에서 직접 만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개조 공사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핵심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한 선사들의 친환경 솔루션 수요 증가로 관련 산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을 앞두고 이 대표는 "5년 내 매출 2배 이상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 전망이 아직 유효하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말 밸류업 목표로 2025년 매출 실적 전망을 2조556억원으로 설정했고, 핵심사업 매출의 연평균성장률은 20% 유지, 2028년까지 이자세금차감전영업이익(EBIT) 마진율 16% 달성, 총자본수익률(ROE) 30%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연간 20%씩 성장한다면 2023년 기준 5년 내 매출 2배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매출 확대를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 대표가 내놓은 또 다른 방안은 M&A와 물류 인프라 확충이다. 1분기 기준 보유 현금은 4557억원으로 실탄은 충분하다. 이 대표는 "해외 수리 조선소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공급망 조달 강화를 위해 우수 협력사와의 협력 확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의 핵심사업인 애프터마켓(AM)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40% 이상은 물류 인프라 확충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미 싱가포르 물류 창고 신설로 글로벌 영업력을 향상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부산에 이어 세계 최대 환적 항구인 싱가포르에 거점을 확보해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시설 투자는 이미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착수한 상태이며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재고 확보 수준은 300억~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마린솔루션이 초격차를 발현할 수 있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마린솔루션은 2행정 엔진 부품 부문에서 약 30%, 4행정 엔진 부문에서는 40%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4행정 엔진분야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힘센엔진'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룹의 조선 3사는 이미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LNG, LPG, 에탄, 메탄올 이중연료추진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으며, 암모니아 및 수소 엔진 등 차세대 친환경 엔진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이 늘어날수록 유지보수와 부품을 공급해야 할 엔진 역시 많아지기 때문에 뚜렷한 시너지가 창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추구하는 현대마린솔루션의 모습은 세계 제일의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이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해양 기술 기업'은 단순히 기술적 우수성을 보유한 것에서 나아가 친환경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얼마나 실천하는가에 있다.

"조선·해양 산업은 오랜 기간 전 세계 무역과 물류를 책임져 온 필수 산업입니다. 이 산업이 앞으로도 지속가능할 수 있으려면 ESG 관점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만 합니다. 우리도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해양산업의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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