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부활하는 유럽 방산… K방산 호황 계속될 수 있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612010005684

글자크기

닫기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6. 12. 13:47

△독일이 주목한 'K-2'의 경쟁력… "가볍고 빠르며, 똑똑하다"
△독일 내부의 긴장감… "우리가 뒤처질 수도 있다"
△실전 경험·국산화 논란… K방산의 과제는?
현대로템_K2전차
육군 모처 사격 시험장에서 K-2 전차의 실사격 훈련, 국방부 제공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방산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유럽 각국은 전례 없는 군비 증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K방산'이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K-2 전차는 폴란드를 시작으로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에서 독일의 '레오파르트 2'와 직접 비교되며 유럽 전차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실전 경험 부족과 부품 국산화 논란 등 K방산의 숙제도 만만치 않다.

△ 독일이 주목한 'K-2'의 경쟁력… "가볍고 빠르며, 똑똑하다"

한국의 K-2 전차는 독일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 '신흥 경쟁자'로 평가받는다.

독일의 대표적 언론매체인 디 벨트와 슈피겔은 독일 레오파드 전차의 제조사인 클라우스 마페이사의 전 임원들을 포함하여 현지 무기체계 전문가들을 인용하여 한국산 K-2 전차에 대한 평가를 지난 2023년 3월3일 이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한국산 K-2 GF (폴란드 수출형) 전차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점은 경량화된 설계와 뛰어난 기동성으로공통적으로 언급했다.

약 55톤에 불과한 K-2는 레오파르트 2보다 약 10톤 가볍다.

이는 동부 유럽과 북유럽의 산악·습지 등 험지에서의 작전 수행에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Die Welt)는 "K-2는 더 가볍고 더 빠르며,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고 평했다.

특히 반능동 서스펜션, 자동 조준·사격 시스템, 디지털화된 사격 통제 장비 등은 "차세대 하이테크 전차의 기준"이라는 독일 현지 탱크 전문가들의 평가까지 이끌어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육상무기체계 전문 언론지인 Army Recognition도 지난해 10월 8일 보도에서 한국산 K-2의 기술력과 속도, 가격 경쟁력에 대해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역되는 K2 GF 전차 모습
국내 모처에서 폴란드로 수출되는 K-2 GF (폴란드 수출형), 현대로템 제공
△ 폴란드·노르웨이… 유럽 현장에서 확인된 K방산 경쟁력

K방산이 유럽 무기 시장에서 본격 주목받은 계기는 폴란드와의 대규모 계약이었다.

폴란드는 2022년 이후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을 대규모로 도입하며 기존 독일 무기 체계를 대체했다.

유럽 국가로서는 이례적인 '비독일제 선택'이었다.

2022년 노르웨이 겨울 실전 테스트에서도 K-2는 레오파르트 2A7과 정면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K-2의 우세로 평가된다. 특히 눈 덮인 지형과 연약한 토양에서의 기동성, 빠른 생산 납기, 낮은 단가에서 우위가 확인됐다.

최종 선정은 정치적 고려로 레오파르트 2에 돌아갔지만, 현지 방산당국은 K-2의 성능 자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가 독일 레오파드 전차를 선정한 지난해 폴란드의 국방장관 코시니악 캠쉬는 K-2 전차 1차 계약에 이어 추가로 180대 K-2 전차 계약 가능성을 폴란드 국영통신사인 PAP (Polish Press Agency)가 지난해 6월 20일 보도했다. 이후 최근 11일 최종 2차 계약이 확정 발표됐다.


0612 독일 레오파드 전차
폴란드 육군이 사용하는 독일 KMW사 제조 레오파드2A7,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 독일 내부의 긴장감… "우리가 뒤처질 수도 있다"

독일 정치권과 방산 업계는 K방산의 급부상을 긴장감 있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독일 장갑차량을 생산을 전담하는 라인메탈, 클라우스 마파이 등 전통 방산업체들이 느린 생산 속도와 높은 단가 문제로 동유럽 국가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 반성론'도 커지고 있다.

독일 슈피겔(Spiegel)은 "한국 방산이 단순 복제를 넘어서 진정한 경쟁자로 진화했다"며 "K-2는 유럽 시장에서 독일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 실전 경험·국산화 논란… K방산의 과제는?

물론 K-2 전차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실전 투입 경험이 없다는 점은 NATO 회원국들의 운용 신뢰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또한 K-2 전차가 초기에는 독일 MTU 엔진과 RENK 변속기에 의존한 점은 "완전한 국산화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낳았다.

한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산 파워팩 개발과 폴란드형 K-2PL의 현지 생산 체계를 통해 자립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유럽 방산 부활 속 K방산의 '변곡점'이 될까?

러시아의 위협 속에 유럽 전역이 재무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2030년까지 6,500억 유로(약 1,026조 원)를 국방력 강화에 투입할 예정이며, 프랑스·이탈리아 등도 공동 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유럽 방산의 부활'은 K방산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유럽이 자국 중심으로 무기 개발을 강화할수록 K방산의 진입 장벽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빠른 납기·우수한 가격·유연한 기술이전 조건을 무기로 K방산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독일, 프랑스 등이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는 틈을 K-2, K-9, 천무 등으로 메운 '폴란드 모델'은 다른 국가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지금이 골든타임"… 전략적 접근 필요

국내외 방산 전문가들은 K방산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유럽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독일과 프랑스가 여전히 생산 속도와 정치적 유연성에서 약점을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은 기술 신뢰성과 전략적 협력, 현지화 정책으로 유럽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0년 가까이 K-1전차에 이어 K-2 전차 개발을 담당해 온 전문가는 "K방산이 단기적 수출 성공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차세대 무인화 개발에 예산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 정부와 업체 공동으로 유럽 내 현지 공동 생산력 구축을 위해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기술 자립도와 실전 운용 성과를 쌓는 것이 향후 K방산의 지속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