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서만 주가 20% 넘게 급등
2Q 순익 추정치 1317억… 10% 증가
"지속성장 위해선 성장성 입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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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카카오뱅크가 정책 수혜주로도 꼽히고 있다. AI기술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정부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되서다. 밝은 2분기 실적 전망도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상장 때부터 따랐던 고평가 논란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그간 2만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과 성장성 입증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0% 넘게 급등했다. 지난 10일에는 장중 고가 3만700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월 27일 이후 처음으로 3만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새 정부의 상법 개정안 추진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이 국내 증시와 은행주 전반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상승폭은 특히 두드러진다.
6월 들어 코스피 상승률은 8%대, KRX은행 지수는 6%대 수준인데 반해 카카오뱅크의 주가 상승률은 약 3배 가량 높았다.
이는 정책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AI와 디지털 자산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카카오 계열 상장사들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이날 기준 카카오 주가는 5월 말 대비 약 18% 상승했고, 카카오페이는 무려 50% 가까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계열사 4곳(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12일 기준 약 45조원으로, 열흘 새 8조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정부가 가상자산 육성 방안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본격 추진하면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금융 상장사들이 주목받았다. 탄탄한 자본력과 금융 플랫폼을 갖췄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유통과 결제 서비스 수행에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카카오톡이라는 공통 플랫폼을 통해 카카오뱅크와 페이 간 서비스 연동이 자유롭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선두 수준의 AI 기술력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요인이다. 정부가 'AI 강국'이라는 기치 아래 100조원 규모의 AI 산업 투자를 예고하면서, 은행권에서 AI 서비스를 가장 활발히 도입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 4월 태국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카카오뱅크를 AI 네이티브 뱅크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AI 검색 기능과 이달 AI 금융 계산기 출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도 다양한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317억원으로 전년 동기(1202억원) 대비 약 10% 증가가 예상된다.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비이자이익과 투자운용 수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한 고평가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로, 업종 평균인 7~8배보다 현저히 높다.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실질적 기업가치를 올려야 지금의 주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수익성 개선 등 성장을 우선시하는 밸류업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명, 총자산 100조원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8.5%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2030년까지 15%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당기순익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최우선으로 두고 비이자이익 확대, 글로벌 진출 등 비즈니스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증시 상승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실적을 통해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