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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열병식·반트럼프 시위 날 민주당 주의회 의원과 배우자 4명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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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6. 15. 07:17

미네소타주 하원의원과 배우자 피격 사망
주 상원의원·배우자 부상
용의자 50대 백인 남성 차량서 다른 정치인 명단 발견
주지사 "표적화된 정치 폭력 행위"
트럼프 "주의원 표적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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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사망한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왼쪽)과 조 호프먼 주 상원의원./AFP·연합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미국 미네소타주 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 2명과 배우자들이 14일(현지시간) 총격으로 2명은 사망하고, 2명은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미네소타주 의회 하원의장을 지낸 멜리사 호트먼 하원의원과 그의 남편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며 이는 표적화된 정치적 폭력 행위라고 규탄했다. 월즈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3일 대통령 선거에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였다.

인근 도시 챔플린에 거주하는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과 부인도 같은 용의자의 총격을 받고 병원에 이송돼 수술을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로이터·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용의자인 57세의 백인 남성은 경찰과 유사한 복장과 차량으로 이날 새벽 미니애폴리스 외곽 브루클린파크에 거주하는 호트먼 의원의 자택을 찾아가 이들 부부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트먼 의원과 호프먼 의원 모두 민주당의 미네소타 지부인 민주농민노동당 소속이다.

APTOPIX Minnesota Lawmakers Shot
팀 월즈 미국 미네소타주 지사가 1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블레인의 주 비상작전센터에서 멜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녀의 남편이 살해된 사건에 관해 설명하면서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AP·연합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미국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이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열리고, 미국 '노 킹스(No Kings·왕은 필요 없다)'이라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진행되는 날 일어나 미국 사회가 극도로 분열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브루클린파크 경찰서의 마크 브루리 서장은 총격범의 차량에서 피격된 두 의원 등 다른 의원들과 공무원의 명단이 적힌 표적 목록과 선언문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표적 목록에는 티나 스미스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과 미네소타주 내 낙태 수술 제공자도 포함돼 있었다고 스미스 의원실이 밝혔다.

경찰은 이날 미네소타 전역에서 예정된 반(反)트럼프 시위에 참석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미네소타주 '노 킹스' 시위 주최 측은 미네소타주 전역의 시위를 전면 취소했으나 세인트폴 주 의사당 밖에는 성조기나 '노 킹스' 팻말을 든 많은 시위대가 모였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변호사 출신의 호트먼 의원은 2004년 첫 주의원에 선출된 이후 20년간 활동했고, 올해 초까지 6년 동안 하원의장을 지내는 등 미네소타주 민주당의 중심 정치인이다. 특히 그녀는 민주당이 주정부를 완전히 장악했던 2023~2024년 낙태권·마리화나 합법화·의료 휴가 등 진보적인 주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2012년 선출된 호프먼 상원의원은 상원 인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NYT는 "이번 사건이 민주당과 공화당이 비슷한 의석을 가진 미네소타주 의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해온 두 의원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고 했다.

미네소타주 의회 상원은 전체 67석 중 민주농민노동당은 34석, 공화당은 33석이고, 하원은 134석 중 공석인 1석을 제외하고 공화당과 민주농민노동당이 각각 67석과 66석을 나눠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는 주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으로 보인다"며 "팸 본디 법무장관과 연방수사국(FBI)은 이 상황을 조사하고 있으며 관련자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끔찍한 폭력은 미국에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말로 훌륭한 곳, 미네소타의 위대한 주민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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