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국내 증권사 중 유일무이
전문가 "BPS 증가 기대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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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 최초로 1배 이상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록하며 저평가주라는 오명에서도 벗어났다.
다만 펀더멘털에 비례한 주가 상승이 아니라는 점과 과거 대우증권과의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자사주의 소각 가능성이 작다는 점 등은 추가적인 상승을 방해하는 요소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대감을 상회하는 주가 상승은 이슈 소멸 이후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2만2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종가가 전 거래일 대비 10.34% 상승한 데 이어 이날 추가로 4.64% 상승해 2거래일 만에 총 15.46% 올랐다. 올 초 대비 상승률은 180.8%로 같은 기간 KRX증권 지수의 상승률이 99.9%인 것과 비교하면 80.9%포인트 높다.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급등한 데는 해외부동산 펀드 손상 부담 축소와 함께 국내 및 해외 영업 목적법인으로 자본 이동을 추진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자리한다. 여기에 미래에셋그룹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은 추가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특허청에 'KRWX', 'KRWM' 등 스테이블코인 종목코드(티커)로 추정되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 공약에 따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호재 이상의 상승률을 보인 배경이다. 하반기 추경 편성에 따른 유동성 증가와 한국 금리 인하 싸이클, 규제 완화 등의 이슈는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하게 한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2만4100원으로 전날 최고가인 2만5350원에는 못 미쳤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의 주가 상승은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과 대선 이후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이라며 "모회사 미래에셋캐피탈의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예정돼 있고 미래에셋컨설팅의 미래에셋생명 지분 매입도 이어지고 있는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가가 2만원을 넘어선 데 따라 상장 증권사 중 유일하게 1배 이상의 PBR을 달성했다. 현재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눠 계산하는 PBR은 1배 이상일 때 장부가치보다 주가가 높다고 평가된다. PBR이 1배를 넘어서며 저평가주라는 오명을 벗어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의 BPS는 연간결산 기준 2만662원, 3월 말 기준 2만786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ROE 제고 등 펀더멘털 개선을 상회하는 주가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주의 상승세는 구조적 상승이라기보다 이벤트에 의한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주가 상승이 실적에 비례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펀더멘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에프앤가이드가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를 활용해 추산한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지배주주지분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2310억원이다. 그러나 연간 순익 추정치는 9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에 그친다.
아울러 합병 자사주의 소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 됐지만, 기존 주주환원 정책과 보유 자사주 소각이 동반될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되는 점 역시 향후 주가 향방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신정부의 보유 자사주 소각 추진 공약에 따라 과거 대우증권과 합병 시 취득한 약 1억1000만주의 합병 자사주 소각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BPS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합병 자사주의 경우 소각은 무상감자의 형태로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며 자본금 감소 요인"이라며 "국내 투자금융(IB) 및 발행어음 사업 뿐만 아니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확장을 위한 자본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2030년까지 자사주 1억주 취득·소각에 보유 자사주 소각까지 동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