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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25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30년이나 지난 이후 생전에 하신 말씀을 모아 두었거나 기억하고 있다가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이 책은 저자가 어머니의 말과 생각, 행적을 정확하게 기술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저자의 어머니가 살았던 시절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침탈로 왕정이 무너지고 혁명적 독립운동을 통해 공화정으로 넘어가던 시대였다. 왕정의 끝자락에서 군주를 중심으로 한 권력의 내부 모순과 외세의 침탈로 일어난 외부 모순 사이의 길항 관계를 한 여성의 눈으로 관찰한 역사의 기록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에는 적어도 세 가닥의 이야기가 엮여 있다. △어머니의 개인사 △어머니의 친가·외가·시가가 쓴 근대사 기록 △외세 개입의 흔적 세 가닥이다.
저자의 어머니는 자신과 혈족 관계인 조선왕조를 성심껏 섬기는 충신 가문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결혼 후 겪은 그녀의 시가는 시대를 변혁하려는 풍운아적 혁명가의 가문이었다.
저자는 몰락해 가는 문약한 왕조 가문의 한 여성이 일제 군국주의 외세의 침탈에 저항해 승무의 기운을 회복하고, 직접 총을 들고 싸우고자 나선 전사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가는지 살펴보고자 노력했다.
한 세기 또는 반 세기 전의 상황과 오늘날 나라 안팎의 정세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저자의 충정이 이 책에 담겼다.
이 회장은 "어머니 세대에겐 선택의 자유가 없었다. 변혁기에 조선의 여성들에겐 그런 꿈조차 사치였다"며 "그 시대 여성들은 결코 원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무너진 가치 또는 강요된 가치를 수용하거나 저항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말년에 아들 세대가 꾸민 소가장에 이르러서야 소녀 시절의 꿈을 일부라도 실현했다고 자위했다"면서 "이게 그 시대 여성의 운명"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