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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가 끌고, 에너지가 밀고… 전력퍼즐 맞추는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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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6. 26. 18:03

케미칼, 자회사 유증에 591억 투입
LNG열병합 발전소 설비비용 지원
가스·엔무브·온, 신사업으로 확장
SK그룹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에너지 사업의 퍼즐을 빠르게 맞춰가고 있다. 각 계열사는 관련 설비 증설을 위한 자금조달과 지배구조 개편 등으로 신성장동력 '밀어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자회사 SK멀티유틸리티(SKMU) 유상증자에 참여해 591억원을 투입한다. SKMU의 LNG열병합발전소 설비 제반 비용 증가에 따라 출자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SKMU는 지난 2021년부터 기존 화석 연료 기반 발전소를 LNG열병합발전소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올해 300㎿(메가와트)급으로 완공한다. 설비 비용은 원재료가 상승 등에 따라 지속 증가해 왔다. 올해 들어 설비 비용은 총 6200억원에서 6726억원으로 다시 한번 뛰어, 부담이 늘었다.

SKMU는 지난해 26억원대 영업이익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은 2억6000만원뿐이지만 대규모 투자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327%까지 치솟아 재무상태 또한 위태롭다. 이에 모회사인 SK케미칼이 구원투수로 나서는 그림이다.

SK케미칼의 지원에는 탄탄한 뒷배가 있다. SKMU의 LNG열병합 발전소는 SK그룹 차원에서 투자하는 '초대형 AI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와 합작해, 2027년까지 103㎿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출범식에서 "향후 1GW규모로 확장해 국내 AI 수요에 대응하는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를 차기 고객으로 두는 만큼, LNG발전소는 안정적인 수익성이 기대된다.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 사업을 확장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도 예외가 아니다. 자회사 SK케미칼뿐 아니라, SK가스 또한 냉열을 활용한 신사업을 검토 중이다. SK가스는 LNG·LPG 복합발전소인 울산GPS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냉각솔루션에 활용하는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LNG는 액체상태로 저장했다가 사용 시 기체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때 차가운 에너지가 방출된다. 이는 다량의 열을 방출하는 AI데이터센터 온도를 낮추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SK그룹의 초대형 AI데이터센터에도 이런 냉열이 활용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말레이시아의 300㎿급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통합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며 신사업에 본격 나선다.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브리지 데이터 센터스(BDC)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엔 SK엔무브의 액침냉각 기술력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액침냉각은 전자기기를 액체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기술로, 발열량이 많은 AI 서버에 적합하다. 우리나라에선 SK엔무브가 최초로 상용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를 완전 자회사로 전환해 액침냉각 사업을 가까이서 살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의 IPO를 지속 추진해 왔으나, 그룹 전략과 경영효율성 등을 고려해 기존 70%이던 지분율을 10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액침냉각 시장은 지난해 약 5000억원에서 2040년 42조원 규모로 성장이 점쳐진다.

이차전지 자회사 SK온 또한 AI데이터센터 증가로 수요가 늘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정체된 전기차용 배터리 실적을 만회할 기회다. SK온은 ESS 사업본부를 사장 직속으로 격상시켰으며, 다음해 미국 현지 양산을 검토하고 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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