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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필리조선소’ 띄운 김동관, 관세 협상서 美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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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8. 01. 09:48

관세협상 막바지 美출국한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부 관계자 이끌고 필리조선소 안내
MASGA 프로젝트 요충지로 소개
"전폭 지원" 의지 전달…"트럼프 보고 받고 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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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 부회장(오른쪽에서 네번째)이 지난달 30일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한화 필리조선소를 안내했다. /한화그룹
미국 조선업 부흥을 상징하는 이른바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카드로 부상한 배경에는, 현지 생산거점인 한화의 필리조선소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미 해군성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필리조선소를 직접 소개하며,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28일 워싱턴으로 향해 협상단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동시에, 이번 관세 협상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조선업 투자 펀드 조성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존 펠란(John C. Phelan) 미 해군성 장관, 러셀 보트(Russell Vought)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를 찾았다.

러셀 보트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에도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대통령 측근으로, 조선업 재건 정책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이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포함한 관세 협상 타결을 발표했다. 미 정부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셀 보트 국장과 존 펠란 장관의 필리조선소 현장 방문 결과를 보고 받고 관세협상 타결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필리조선소에서는 김동관 부회장과 데이비드 김 필리조선소 대표가 현장을 안내하고,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조선업 생태계 회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화는 '미국 내 건조'라는 조건을 충족시킨 몇 안 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김 부회장은 이 점을 강조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설계·건조 능력을 보유한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교두보로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 사업전략과 투자 계획 등을 설명하며 미국 정부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존 펠란 장관, 러셀 보트 국장 등은 필리조선소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용접기술을 배우고 있는 훈련생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가져온 자동용접 설비 등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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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가운데)과 데이비드 김 한화필리조선소 CEO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
러셀 보트 국장은 한 미국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화가 필리조선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투자와 활동들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해온 직원들과 좋은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존 펠란 장관은 "조선해양 산업 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트럼프 정부와 미 해군성의 최우선 순위"라며 "3개월 전 한국의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현대화 되어 있는 현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필리조선소에서 어떤 투자가 이뤄지고, 조선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지 직접 보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펠란 장관은 지난 4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던 바 있다. 김 부회장은 당시에도 직접 그를 안내하며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하고 있으며,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한·미 조선업 협력에서 '한화오션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인수 후 설비 투자, 현지 일자리 창출, 기술 이전 등 전방위적 개편에 나서고 있다. 한국식 생산관리 기법과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적용해 현재 연간 1~1.5척인 건조 능력을 2035년까지 10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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