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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종교계 ‘통합’ 쓴소리에… 정청래, 강공 대신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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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보 기자

승인 : 2025. 08. 13. 17:29

당안팎 "정치, 국민 위한것" 조언에도
'국힘 정상적인 정당 전제' 대화론 고수
강성 당원 외면 못해 변화 '미지수'
유화 손짓 속 개혁 드라이브 시각도
[포토] 민주당 최고위 발언하는 정청래 대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photolbh@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원로들과 종교계로부터 '통합'과 '속도 조절'을 주문받았다. '내란 세력 척결'을 외치며 강경 노선을 밟고 있는 정 대표의 리더십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원로들에게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들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집권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문희상 전 의장은 '과유불급'을 언급하며 "(개혁을) 하려다 죽도 밥도 안 될 수 있다"고 직언했다. 이용득 전 의원도 "정치는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니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며 야당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조언은 당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정 대표에게 "지나치게 감정이 들어가 버리면 법을 위반하게 된다"며 감정 절제를 당부했다.

최근 정 대표는 '조건부 대화론'을 고수하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대표 비서실장은 13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 인터뷰에서 "제1 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면 당연히 국정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지금의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은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정상적인 정당'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될 때 대화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정 대표가 취임 이후 현재까지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도부를 예방하지 않고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워왔던 기조와 일맥상통한다.

이 때문에 정 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싸우는 대표'를 원하는 강성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만큼 지지 기반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정 대표가 경선 당시 압도적 지지를 얻자 박찬대 당시 당 대표 후보도 협치 노선에서 탈피해 강경노선으로 전환했었다.

여권에선 정 대표가 겉으로는 '통합'을 강조하며 유연한 제스처를 취하되, 내부적으로는 3대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악수 발언에 대해서는 "레토릭(정치적인 수사)이었는데 사람들이 진짜 악수를 안 하는 걸로 받아들여서 악수를 못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정 대표는 국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한 국민의힘 의원에게서 '정말 악수도 안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해당 의원과 악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의힘에는 "내란세력과 손절하고 야당다운 야당으로 환골탈태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야당뿐만 아니라 당내 현안에도 강경 노선을 밟고 있다. 그는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거래 논란이 터지자 하루 만에 제명 조치를 단행했다. 아울러 호남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 불참한 지역 의원들을 향해서는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며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전남 소속 의원들의 불참 사유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취임 직후 '방송3법'을 신속 처리하고 '검찰·언론·사법' 3대 개혁 특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개혁 입법을 서두르는 와중 당 내부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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